▲ (왼쪽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밀키트 제품.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미리 손질된 식재료를 간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2인 가구, 맞벌이 가정 증가로 수요 시장이 커졌고, 외식 자제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유통기업들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밀키트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기준 이마트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6% 높았고, GS리테일 올해 1분기 밀키트 매출은 전년 대비 852% 급증했다. 홈플러스 매출 신장률도 적지 않다. 

업계는 밀키트 시장의 급격한 성장 배경으로 가구 구성원 및 외식문화 변화,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등 두 요인이 맞물린 결과를 꼽고 있다. 특히 인구구성 변화 및 가구 형태가 변화가 시작되면서 이뤄진 '가정식' 시장 변화가 꼽힌다. 이는 미국과 일본에서 밀키트 시장이 확장되는 것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닐슨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밀키트 시장은 2012년부터 확장됐다. 2013년 150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18년 3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밀키트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밀키트 시장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밀키트 시장은 2013년 1000억원 규모였지만 2018년 8000억원대로 성장했다. 미국과의 차이점은 미국 밀키트 시장이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한 반면 일본은 유통업체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7년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8년 시장규모는 4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미래에셋 대우는 이 시장이 2023년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 이마트 PB 밀키트 피코크의 '고수의맛집' 시리즈. 사진=이마트

이에 유통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는 한국야쿠르트(잇츠온)가 가장 먼저 진출했고, 동원F&B(더반찬), CJ제일제당(쿡킷) 등 10여개사가 시장에 진출해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이 시장을 주목, 자체 PB브랜드를 통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통해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각각 ‘요리하다’ ‘프레시지’로 시장에 발을 들였다. GS리테일은 심플리쿡을 슈퍼마켓과 GS25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제휴를 통해 셰프박스, 마이셰프 밀키트를 판매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밀키트 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CJ제일제당은 밀키트 센터를 건설하고, 2022년까지 관련 매출을 1000억원대로 높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이마트는 2024년까지 밀키트 연 매출 500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든 식재료가 포장재에 담기기 때문에 집에서 야채, 고기 등을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1인가족,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