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기업 인수합병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상장기업은 모두 128개로 전년 대비 무려 20.8%나 증가했다. 바야흐로 인수합병 전성시대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악재로 기업과 기업의 결합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감지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산업계에 인수합병을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순한 기업과 기업의 결합을 넘어 경쟁자의 견제, 나아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폭풍이다.

▲ 출처=갈무리

CMB도 매물로...'견제, 또 견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패권은 케이블에서 IPTV로 넘어왔다. 지난해 하반기 IPTV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50.1%를 기록한 가운데 케이블SO는 경쟁력을 상실하고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IPTV가 시장의 승기를 잡은 상태에서 OTT 측면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강자들이 국내에서 두각을 보이는 한편, 5G 인프라를 중심으로 미디어 플랫폼의 재발견이 이뤄지자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애플과 디즈니 등 미디어 콘텐츠 강자들이 몸집을 불리며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시장의 승기를 잡은 IPTV를 중심으로 인수합병 카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가 보여주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LG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했으나 고배를 마신 상태에서 끝내 티브로드를 인수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당초 1월 1일을 합병 디데이로 삼았으나 3월 1일에서 4월 1일, 이후 4월 30일로 연기하며 합병법인을 출범시켰다. SK브로드밴드 가입자 454만명, 티브로드 가입자 314만명 등 총 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대형 플랫폼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법인 출범을 계기로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 ▲가입자 기반 확대 가속화 ▲비즈니스모델 확장을 통해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 경쟁력을 동반 강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기존 티브로드 고객이 이용 중인 케이블TV 서비스 품질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OTT 측면에서 지상파와 웨이브를 출시하는 한편 컴캐스트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가장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가 놓쳤던 CJ헬로를 품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올해는 통신과 미디어 플랫폼 혁신을 통한 선도가 중요한데, 일등DNA를 가진 LG헬로비전 구성원들이 이러한 경쟁에서 주인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CJ헬로에서 LG헬로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한 상태에서 기술담당 김홍익 상무는 “양사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점들을 수시로 벤치마킹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신년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케이블SO 시장 1위 LG헬로비전(CJ헬로)과 2위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품에 안긴 가운데 업계 3위인 딜라이브, 4위 CMB, 5위 현대HCN도 모두 매물로 나왔다.

딜라이브의 새로운 주인 찾기는 현 상황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오래전부터 매물로 나왔으나 시장 매력도가 떨어지고 경쟁 매물들이 속출하며 선뜻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손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하며 당초 1조원의 가격을 9000억원 수준으로 내렸으나 이 마저도 시장에 어필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한 때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이 많았던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6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3일 업계 5위 현대HCN이 매물로 나왔다. 시장점유율 4.07%에 불과하지만 지역 권역이 서초, 동작, 관악, 부산 등을 포함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 3사는 모두 예비입찰에 응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 가격은 4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4위 CMB도 9일 정식으로 매물로 나왔다. 이한담 CMB 회장은 9일 “반세기 넘는 시간 CMB의 역사와 가치를 쌓아 온 모든 임직원의 열정과 헌신을 소중히 여긴다”며 “구성원들이 새로운 비전을 갖고 한국 미디어산업을 한층 발전시킬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엄중한 결심으로 인수합병을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딜라이브 매각전은 지지부진했으나 현대HCN 매각전이 벌어지자 IPTV들이 관심을 보였고, CMB가 그 틈을 노려 몸값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케이블 SO 상위 1, 2위 업체가 매각된 상태에서 3, 4, 5위 업체도 매물로 나오자 시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케이블SO 인수를 노리는 IPTV들의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시장 1위 KT의 행보를 예상하기 어렵다. KT는 현재 IP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위성방송 점유율을 고려하면 합산규제에 걸려 고민이 크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일몰됐지만 언제든 21대 국회에서 재논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매물로 나온 케이블SO를 품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최근 케이블SO를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추격을 마냥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이미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을 품었지만, SK브로드밴드는 LG헬로비전을 품은 LG유플러스에 빼앗긴 IPTV 2위 자리를 탈환하고 싶어 한다. 당연히 LG유플러스는 2위 자리를 지키며 1위 KT를 추격하는 날만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수합병을 위한 '탄알'을 대거 소비한 상태에서 선뜻 딜라이브와 CMB, 현대HCN을 노리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통신 3사는 코로나19 및 5G 인프라 구축과 부담스러운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케이블SO 인수합병을 두고 고민이 많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KT와 함께 현대HCN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실제 인수합병 가능성을 조율하면서도, 입찰 과정에서 최대한 매물의 가격을 불려 경쟁자에 타격을 입히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은 말 그대로 치열한 수 싸움에 매몰되고 있다.

▲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가영 기자

"요구사항을 말하라" HDC현산과 아시아나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경쟁했으며, 지난해 11월 12일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정몽규 HDC현산 회장은 당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HDC는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계약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전개된 인수작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우발 채무 등에 따른 손해배상한도, 금호터미널 헐값 매각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HDC현산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금호그룹에 매각 증명을 보내기도 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27일 금호산업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6868만8063주)를 HDC현산 컨소시엄에 넘기는 안을 의결하며 논란은 잦아드는 듯 했다.

변수는 코로나19다. 가뜩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환경이 어렵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 자체가 타격을 입자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HDC현산이 4월 7일 유상증자 납입일정을 연기하자 관련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HDC현산이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협상하자는 의지를 밝히며 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당초 세웠던 인수자금 조달계획에 따라 유상증자, 회사채 등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등 인수자금 조달에도 노력하고 있으나 인수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몰랐던 '부정적인 영향'이 다수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확인됐고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는 무려 4조5000억원 증가했다. 나아가 HDC현산은 이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HDC현산 입장에서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관련된 자료도 충실하게 받지 못했으니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보이는 선에서 '재논의' 카드를 꺼낸 셈이다.

크게 세 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가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하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계속기업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계약을 연장할 경우에도 협상 파트너는 금호산업이 아닌 산은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메시지도 나왔다. 산은은 10일 “HDC현산 측이 그동안 인수여부에 관한 시장의 다양한 억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 피력이 늦었지만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HDC현산의 재논의 카드에 대해서는 우려를 보였다. 실제로 산은은 현산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히고 있는 인수를 확정하기 위한 제시조건은 이해관계자간 많은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서 서면으로만 "논의를 진행하는 것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 출처=아시아나항공

업계에서는 치열한 수 싸움이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 우선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의 투명성을 문제삼은 것은 인수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계약 당시와 지금의 아시아나항공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재논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인수가격을 재논의 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HDC현산이 인수 의지를 여전히 보이면서 구주 가격 하락, 유상증자 발행가액 조정을 제안하며 최종적으로 인수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가장 가능성 높다. 계속기업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존재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그 연장선이다. 이 과정에서 영구채 5000억 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HDC현산의 주장 중 협상 파트너는 금호산업이 아닌 산은이어야 한다는 점은, 산은 등 채권단이 27일까지 인수 의지를 밝히라 압박하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기 위함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HDC현산의 전략은 먹히는 분위기며, 계약 종결 시점은 12월 27일로 연기될 전망이다.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플랜B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매각이 무산될 경우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한 채권단이 추가 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할 가능성은 낮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관리를 받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떼어내 매물로 내놓는 분리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호그룹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일각에서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인수를 아예 거부하거나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만약 이런 일이 현실이 되면 크게 반발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시간이 흐를수록 내상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분리매각으로 결정되어도 새주인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향후 인수합병 수 싸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달의민족 합병도. 출처=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꿈은 이뤄질까
국내 인터넷 및 스타트업 업계에서 역대급 '딜'이 나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반의 글로벌 배달앱 플랫폼인 딜리버리히어로와 연합해 아시아 시장 개척을 지난해 12월 13일 선언했기 때문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0억달러로 평가한 후 국내외 지분 87%를 인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가진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딜리버리히어로가 가져간다는 뜻이다. 또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도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나아가 양측은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기로 했고 김봉진 대표는 국내 배달의민족 운영에서 손을 떼며 합작회사의 회장(Chairman)을 맡는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새로운 엑시트 이정표이자 쾌거다. 나아가 국내에서 검증된 김봉진 대표라는 인물이 딜리버리히어로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다. 김봉진 대표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김 대표는 평소 국내 시장만큼 아시아 시장에도 비전이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보기 어려운 토종 기업의 인수합병으로는 역대최고인 만큼, 이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독과점 우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기업결합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분위기가 썩 낙관적이지 못하다. 일각에서 배달앱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거대 플랫폼 회사가 점주들을 압박할 것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고, 이는 두 기업의 합병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최근 공정위가 배달의민족 및 요기요 등에 날카로운 칼날을 드리우는 장면도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공정위는 요기요가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최저가보장제를 단행하면서 점주들이 직접 전화주문이나 타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받을 때 낮은 가격으로 주문을 받는 것을 금지한 것이 강요행위로 봤다.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요기요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요기요는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최저가보장제는 배달앱 초창기이자 요기요 서비스 출시 초기인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됐던 소비자 보호 제도로, 가격 차별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배달앱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했던 프로그램"이라면서 "지난 2016년, 당사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후에 해당 정책을 즉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정위의 판단이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공정위가 요기요의 최저가보장제를 두고 "요기요는 배달앱 2위 사업자로 음식점이 요기요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접근할 수 있는 독점적 경로를 보유하고 있음에 따라 음식점에 대해 거래상의 지위를 갖는다"고 정의한 대목이다. 요기요가 일종의 플랫폼 갑질을 했으며, 이는 독점적 경로를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시장 과점에 대한 우려다. 최근에는 약관 문제로 배달의민족이 시정조치를 하기도 했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4월 1일 기존의 울트라콜 시스템을 포기하고 오픈서비스를 추진했으나, 이 정책이 점주들을 쥐어짠다는 프레임에 갇히며 속수무책으로 비판을 받았다. 결국 배달의민족은 오픈서비스가 울트라콜의 폐혜를 걷어내고 합리적인 수수료라는 점을 증명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오픈서비스를 포기했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등장과 점주의 고통이라는 교묘한 프레임이 설정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O2O 플랫폼의 전략이 가로막히는 현상이다. 실질적이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도 없이 무작정 '때리기'에만 나서는 이들도 나타나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이해관계자들은 정치적인 의도나 목표를 가지고 암약하고 있으며, 치열한 수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