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맛집들, 그리고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기 자본이 부족한 많은 사업가들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활용해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어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뉴노멀이 적용된다. 산업혁명 이후에 탄생한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여전히 유망할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프랜차이즈 사업 전망과 핵심 가치, 대응 전략을 알아본다.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를 가진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산업혁명 이후 콘베어 벨트를 통해 공산품이 대량 생산되었던 것처럼 서비스방식의 표준화 단순화 전문화를 통해 서비스업을 대량 확산(생산)시킬 수 있는 훌륭한 마케팅 방법으로 여겨졌다.

맥도날드의 등장이후 수십년간 타인자본을 활용한 기업 성장 방법으로 인기를 모으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천년대에 들어 선진국의 프랜차이즈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창업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시대흐름이 변하면서 획일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치가 퇴색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대전환기이다. 뉴노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러한 사업환경 변화속에서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은 여전히 인기를 얻을까?

◆코로나19 이전부터 위태로웠다 

우리나라의 경우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코로나19 이전부터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였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 현상, ▲IT확산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거기에 한 몫했다. ▲소비자 세대 교체로 프랜차이즈 외식 점포보다 스페셜한 개인 맛집을 더 선호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가정간편식(HMR)의 발달은 CK제품 취급 비중이 높은 외식업 가맹점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인상 등 가맹점의 운영 비용 상승은 가맹점의 수익성을 위태롭게 했다. 

이로 인해 가맹본부의 공급단가 및 로얄티에 대한 가맹점 사업자의 불만이 커지면서 정부는 가맹본부들에게 상생협력(이익공유)를 강도높게 요구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같은 브랜드를 매각하는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엎친데 덮친 격, 코로나19로 인한 타격 

이런 시점에 터진 코로나19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업종마다 사정이 많이 다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떨어진 가맹점들이 늘어났다. 가맹본부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개설에 따른 수익도 크게 줄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창업을 연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전 모 건강식품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에서 쿠팡물류센터 및 마켓컬리 확진자가 발생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은 가맹점 모집을 위한 사업설명회도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 상반기에는 창업박람회도 대부분 취소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사업의 미래에는 먹구름이 가득한 것처럼 보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프랜차이즈 사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급성장세를 누리던 전성기만큼은 못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재발견될 걸로 전망된다. 

키워드는 크게 5가지로 ▲로컬리즘 ▲라스트마일 ▲오프라인 플랫품 ▲상생 ▲리스크분산이 그 것이다.  

첫째 로컬리즘을 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특성은 ‘온라인-글로벌’, ‘오프라인-로컬리즘’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은 항공 및 호텔분야이다. 이동이 줄어드는 만큼 지역주의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중앙에 있는 가맹본부가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가맹점과 연결되어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이 점 때문에 중앙에서 넓은 상권을 관할하는 대기업보다 각 지역별로 흩어져서 지역단위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은 잘만 활용한다면 상당히 유리한 면이 있다. 

프랜차이즈는 강화되는 로컬리즘 속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대형화된 오프라인 공간은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 반면 지역화된 작은 가게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소비자 욕구에 스피드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둘째, 라스트마일이다. 스피드와 편의, 안전을 바라는 소비자 욕구 때문에 점점 더 최종소비자와의 거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HMR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공장에서 만든 식품이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맛이 있다. 피자의 경우 냉동피자가 배달 피자 맛을 상당부분 따라잡아 가성비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갓 튀겨낸 치킨의 맛을 능가할 밀키트나 HMR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밥 이나 숯불에 잘 구운 소고기 돼지고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음식들은 가까운 곳에서 배달하거나 고객이 매장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 내점이든 배달이든 전국적으로 흩어진 가맹점포들은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라스트 마일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셋째,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플랫폼의 시대이다. 유튜브, 틱톡, 구글 등 글로벌하게 영향을 미치는 랜선상의 초연결망들이 세계를 지배한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 카카오톡 같은 전국적 플랫폼, 아마존 엣시닷컴 등 카테고리 플랫폼 등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오프라인의 플랫폼이다. 지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전국을 또는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과 아날로그의 강점을 살리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오프라인이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인간의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공간에서 이뤄지는 아날로그 삶은 ‘브랜드 경험’ ‘체험’ ‘커뮤니티’ ‘편의’가 중요한 키워드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포는 이 키워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상생의 가치이다. 거대한 플랫폼을 채우는 것은 중소규모 사업자들이다. 이들은 힘이 없다. 각자도생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개인 자영업자들은 우왕좌왕 하며 대처 방안에 대해 불안해 했다. 반면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임대료및 마케팅 지원, 위생용품 공급 등을 통해 가맹점의 위기 대응에 심정적인 의지처가 되어주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가맹본부와 가맹점들이 상생을 통해 서로 협업할 수 있다. 가맹본부에서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브랜드관리와 교육 및 가맹점 코칭, 제품공급을 맡고 가맹점에서는 지역 상권에서 고객을 맞아 상품을 판매하고 응대하며 지역사회 관리를 한다. 규모가 작은 가맹점들이 부족한 경쟁력을 가맹본사의 지원을 통해 자원을 활용하는 공유 경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  

다섯째, 위험 분산 효과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오프라인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바이러스로 인해 다양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원래 오프라인 산업의 특성은 느린 변화, 낮은 가변성과 견고함, 안정성이었지만 바이러스가 그 것을 깨버린 것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호텔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속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지만, 프랜차이즈는 본질적으로 중앙컨트롤 타워와 현장을 분리하고 분산시켰다. 또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므로 위험 분산 효과가 있다. 

코로나 19이전만해도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버리고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하려는 기업형 다점포 경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다점포 사업자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반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위험분산 가치는 재조명될 것이다.        

◆ 포스트코로나 시대, 프랜차이즈 산업 지속성장 전제조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프랜차이즈 사업이 이러한 가치를 활용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업종이나 업태에 따라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생활방역 시대에 적합한 업태 및 사업모델로의 조정이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전통적인 개념의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역할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을 창업시키고 경영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을통해 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딮데이터(deep data) 축적과 AI, 모바일커머스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가맹점을 그러한 변화에 참여시켜야 한다. 배달앱과 랜선 플랫폼 사이에서 생존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 극대화와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도 중요하다.

아울러 상생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고 아웃소싱과 분업,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수용해 경영 효율을 높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은 ▲비즈니스 모델을 둘러싼 사업 노하우(knowhow), ▲매뉴얼로 대변되는 운영 시스템(system), ▲브랜드(brand)이 세 가지에 핵심이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이 세 가지에 더해서 ▲비즈니스 모델에는 역동성을 더하고, ▲위기대응에 탄력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브랜드커뮤니티를 강화해야한다. 서비스와 소매의 결합, 엣지제조업으로의 확장, 브랜드 미디어 운영 등은 그러한 예들에 속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AI를 비롯한 IT기술의 발달로 화이트 칼라 근로자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자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시대흐름에 맞는 프랜차이즈 업종이라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이경희.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부자비즈 창업채널 운영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문위원.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저서로 ‘CEO의탄생’‘내사업을한다는 것’ ‘이경희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베스트창업아이템100’ ‘유망사업정보(탈샐러리맨전략)’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