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전기차 쏘울 EV. 출처= 기아자동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기아자동차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울 부스터 EV(이하 쏘울 EV)는 국내서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박스형 SUV 외관을 갖춘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우수한 전기차 기술력이 반영된 차량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같은 기술로 개발된 현대차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과는 여러 요소를 공유하면서도 고유의 차별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쏘울 EV는 성능 측면에선 코나 일렉트릭과 동등하다. 쏘울 EV는 두 트림 가운데 상위급인 노블레스 모델을 기준으로 최고출력 150킬로와트(㎾·204마력), 최대토크 40.3㎏f·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코나 일렉트릭(프리미엄 트림 기준)도 같은 수준의 구동성능을 갖췄다.

▲ 쏘울 EV 2열 전경. 1열에 체구 작은 사람이 탑승할 경우 레그룸을 비교적 넓게 확보할 수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두 모델을 각각 실제로 주행할 때 체감할 수 있는 구동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쏘울 EV의 운전석에 앉으면 코나 일렉트릭에 비해 높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속력으로 달려도 비교적 덜 빠르게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 높은 SUV를 탔을 때 세단과 같이 달려도 체감 속력이 느린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쏘울 EV는 주행거리에선 코나 일렉트릭에 약간 뒤처진다. 쏘울 EV의 주행조건별 최대 주행거리는 도심 427㎞, 고속도로 336㎞, 복합 386㎞ 등으로 측정됐다. 이에 비해 코나 일렉트릭은 도심 444㎞, 고속도로 359㎞, 복합 406㎞ 등 수준을 보인다.

▲ 쏘울 EV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쏘울 EV가 주행거리 측면에서 코나 일렉트릭에 열등한 이유는 외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쏘울 EV의 부위별 크기를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할 때 전폭(1800㎜), 축거(2600㎜)는 같다. 반면 전장(4195㎜), 전고(1605㎜) 등 두 부위가 코나 일렉트릭에 비해 각각 15㎜, 35㎜씩 연장됐다. 이에 따라 쏘울 EV가 코나 일렉트릭에 비해 더 무거워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쏘울 EV의 공차 중량은 1695㎏으로 코나 일렉트릭(1685㎏)에 비해 10㎏ 더 나간다.

▲ 쏘울 EV를 운행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쏘울 EV가 코나 일렉트릭보다 외관 상 큰 점엔 또 다른 장단점이 존재한다. 쏘울 EV는 코나 일렉트릭보다 엔진룸이 더 길어 전방 충돌시 1열 탑승자의 안전이 약간 더 보장될 수 있다. 또 쏘울 EV가 코나 일렉트릭보다 높아 탑승자가 승·하차하기 더욱 편한 장점도 발휘한다.

▲ 쏘울 EV의 트렁크 용량(364ℓ)은 코나 일렉트릭(332ℓ)보다 넓지만, 적재할 수 있는 짐의 형태가 한정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다만 트렁크 적재 편의 측면에선 두 차량을 비교평가하기 어렵다. 쏘울 EV의 트렁크 용량은 364ℓ로 코나 일렉트릭(332ℓ)보다 32ℓ 넓다. 다만 쏘울 EV의 트렁크는 코나 일렉트릭 트렁크보다 짧은 세로폭을 갖춤에 따라 특정 형태를 지닌 짐을 싣기 쉽지 않다. 두 차량은 2열 좌석을 접을 수 있어 이 경우 적재 용량을 비교적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점에 있어선 동등하다.

쏘울 EV는 코나 일렉트릭보다 약간 더 크고 무거움에 따라 낮은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 쏘울 EV와 코나 일렉트릭 두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복합전비)는 5.4㎞/㎾h, 5.6㎞/㎾h으로 산출됐다.

다만 쏘울 EV를 직접 주행한 결과 공인 수치보다 훨씬 높은 전비를 보인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서울 종로구까지 34.9㎞ 거리의 구간을 달린 후 전비를 측정했다. 교통량이 적어 정속·고속 주행을 번갈아가며 실시했고 공조기능을 켜거나 창문을 열진 않았다. 가끔 급제동을 실시했지만 과속하지 않았다. 이때 전비는 11.0㎞/㎾h로 기록됐다. 코나 일렉트릭도 주행 조건이나 운전습관에 따라 공인 전비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는 점에서 쏘울 EV와 동일하다.

두 차량을 가격으로 비교할 때 명확히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트림별로 기본 적용되거나 추가 패키지팩에 담기는 등 옵션 구성이 일부 상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코나 일렉트릭의 프리미엄 트림에 기본 장착된 반면 쏘울 EV는 프리미엄팩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반면 2열 열선시트가 쏘울 EV 노블레스에 기본 장착된 데 비해 코나 일렉트릭에선 플래티넘 패키지를 구매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두 차량의 트림별 가격(부가세 포함·개소세율 5% 적용)은 쏘울 EV 4459만~5148만원, 코나 일렉트릭 4995만~5208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 쏘울 EV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쏘울 EV가 국내에선 코나 일렉트릭보다 디자인 측면에서 낮은 소비자 선호도를 보임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3월 출시된 신차에 전작 대비 혁신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되는 등 변신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성능, 경제성 등 부분에서도 나름의 매력을 뽐낸다. 쏘울 EV는 희소가치를 활용해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전기차 고객에게 여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