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 이혜라 기자

[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동시에 2만 명이 접속했어요. 기대보다 잘 팔렸습니다.”

하루에 만 단위 인원을 수용하는 단일 브랜드 매장이 있던가.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와는 차원이 달랐다. 최근 ‘라이브커머스’로 자사 제품을 선보인 패션업체 한 직원은 방송에 참여한 잠재 고객 수를 즐겁게 읊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유통업계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다. 매출은 빠졌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피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긍정적으로 볼 것은 ‘소비와 판매 방식의 큰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바로 온택트(On-tact) 방식이다. 이는 비대면 접촉 방식인 언택트(Untact)에 온라인(Online)이 더해진 합성어로, 온라인을 통해 사람과 연결(on)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온택트 쇼핑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온택트 소비 영역 중 하나인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추세다. 라이브커머스란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채널이다.

보통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땐 한정된 정보만으로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 때문에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면 진행자에게 실시간으로 질문해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다. 그만큼 제품구매 시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영상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크게 선호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업무차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인 서너 명이 옷을 든 채 스마트폰을 통해 여성복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들은 중국 라이브커머스의 핵심인 왕홍(인플루언서)들이었다.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사입한 의류들을 라이브커머스로 중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함께 있던 한국인 직원은 왕홍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많은 제품을 팔고 있고, 새벽시간대를 제외하곤 거의 하루 종일 방송을 통해 판매한다고 귀띔했다.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160조원은 거뜬히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게 사실이 될 경우 지난해 중국 라이브커머스 규모가 80조원대였으니 일 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하는 셈이 된다.

그에 반해 한국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를 겪고 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창궐로 라이브커머스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막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소비와 판매의 한 트렌드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고객들을 위한 신채널 개척을 마다할 이유가 없고, 소비자들도 온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이 섞인 라이브커머스를 꺼릴 이유가 없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탓에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살 수 없는 만큼, 기업들이 라이브커머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제품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기존 온라인 쇼핑보다 제품 정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눈이 더 예리해지고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는 제품력이 승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선의의 경쟁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기업은 좋은 품질, 차별성있는 제품을 내놔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