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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데이터 부자’ 통신사, 마이데이터·핀테크로 금융권 공략자사 데이터, ICT 기술 적극 활용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통신사들이 금융 산업을 공략하고 있다. 자사의 통신 데이터와 ICT 기술을 활용해 직·간접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비롯한 전자서명 시장에도 진출하는 양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마이데이터 허가 사전 수요 조사에서 116개사가 사업 진출을 희망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2곳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의 경우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설립한 핀테크 업체 핀크를 통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사, 카드사, 보험사, 통신사 등에 분산된 금융 정보를 한곳에 모아 금융소비자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제3의 서비스 사업자는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자문 등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해당 산업의 법적 근거를 규정한 개정 신용정보법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오는 8월5일 허가 절차 진행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권은 물론 대형 IT 업체부터 스타트업 등 비금융권 업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데이터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건 네이버, 카카오 등 막강한 플랫폼을 가진 IT 사업자들이다. 그렇지만 방대한 통신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통신사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통신사들이 네이버, 카카오 대비 ‘킬러 앱(App)’이 없기 때문에 돋보이지 못했을 뿐”이라면서 “통신사는 이미 자체 데이터가 많고, 본인인증 사업 등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데이터를 이미 오랫동안 관리해 온 통신사에 데이터 관리와 상품 추천을 맡기는데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ICT 기술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고도화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서고 있는 핀크는 SK텔레콤의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소비분석 등 맞춤형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향후 KT, LG유플러스와의 제휴 계획도 세웠다.

현재 핀크는 T스코어라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 정보를 기반으로 신용 평가를 진행, 좀더 싼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대출상품을 중개한다. T스코어는 지난해 5월 혁신금융서비스로 금융위의 한시적 인가를 받았고,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정식 라이선스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핀크 관계자는 “앞으로 마이데이터 사업과 T스코어를 모두 서비스할 예정”이라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고객에게 얼마나 좋은 제안을 줄 수 있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 같다. 작은 업체라도 분석력이 좋으면 네이버, 카카오 등과도 경쟁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SK텔레콤은 핀크와 함께 금융 업계와의 협업으로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15일엔 자유입출금 방식으로도 최대 2%의 금리를 제공하는 ‘T이득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핀크는 최대 5% 금리 혜택을 주는 ‘T high5 적금’을 출시하며 1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바 있다.

금리가 0% 대를 기록하고 있는 저금리 시대에 이 같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건 회사간 역할 분담을 통한 ‘윈윈’ 전략을 짜고 있어서다. T이득통장의 경우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SK텔레콤과 핀크가 진행하며 은행의 영업 비용을 감소시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가능케 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유지를, 핀크는 앱 유입 증가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SKT-핀크가 KDB산업은행과 T이득통장을 출시한다.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 관계자는 “핀테크 사업을 직접 하는 건 아니지만 (투자를 통해 설립한)핀크를 통해 사업을 넓혀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BC카드와 K뱅크 등을 종속회사·관계회사로 두고 있는 KT 또한 금융권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을 활용한 사업과 블록체인·AI 등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고도화가 대표적이다.

최근 KT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제공했던 '모바일 통지 서비스’를 KB손해보험에도 적용했다. 암호화코드와 통신3사의 최신 이동전화번호 정보를 매칭, 모바일 메시지로 안내장을 발송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유통증명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일반 등기우편과 같은 법적 도달효력을 갖는다.

또한 KT는 상담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챗봇과 사람이 쓴 글자를 자동으로 읽어주는 AI OCR 등으로 금융 업무 자동화 서비스를 개발, 금융권 디지털 전환을 확산시키고 있다.

KT 관계자는 “향후 그룹사인 K뱅크나 BC카드 등과의 협업으로 데이터 활용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앞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을 매각한 LG유플러스의 경우 금융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이데이터의 경우 사업 가능성을 보고 접근하는 단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구체화된 건 없다”면서 “빅데이터와 관련이 되어 있어서 사업 가능성이나 기회가 있을 거라고 판단해 접근하고 있는 정도다”고 선을 그었다.

가입자 3000만 확보…본인인증 ‘패스’ 사업 확장 기대감

▲ 본인인증 앱 패스. 출처=통신3사

통신3사는 본인인증 앱 ‘패스(PASS)’를 통해 전자서명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패스는 3사의 인증 시스템을 통합한 앱으로, 정부가 지정한 본인확인기관인 통신사가 제공하는 간편 본인인증 앱이다. 패스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업체·기관 등으로부터 이용자 사용량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B2B향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모델(BM)을 갖추고 있다.

패스는 이달 중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상당히 높은 시장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가입자 규모를 고려하면 추가 성장 여력도 높다는 평이다.

특히 다양한 인증 사업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공인인증서가 20여년 간의 독점적 위상을 내려놓게된 가운데 다양한 전자서명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20.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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