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글로벌 항암제 1위 등극 전망

다양한 암 적용, 적응증 확대 주목

▲ 면역항암제가 항암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출처=MSD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암을 정복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덕분이다.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다양한 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3년 글로벌 항암제 매출 1위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 치료라는 공공성과 시장성을 모두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연평균 19% 성장하고 있다. 로슈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쎈트릭’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도 매출이 급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탁월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다만 10명 중 효능이 나타나는 3~4명에게는 탁월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효능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다소 무력한 모습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3세대 항암제 성장 가속화

전 세계에서는 매년 암 환자가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410만 명이었던 암 환자 수는 2035년 2400만 명으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WHO는 전 세계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지난 2010년 약 5억2000만 명에서 2025년 1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195개국 중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포르투갈 등 8개국은 노인 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 국가다. 한국의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암 환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주요 항암제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약의 특성상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하다. 면역항암제를 통한 면역치료 요법이 효능을 나타내 암을 치료하게 되면 면역세포가 항원(암세포 등)에 대해 기억을 하므로 암 재발이 일어나게 될 가능성도 적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진동훈 교수는 “앞으로 펼쳐질 암과의 전쟁 최전선에는 면역항암제가 있다”면서 “면역항암제는 사람의 몸 속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 면역관문억제제 기전. 출처=이코노믹리뷰DB

면역항암제 중 처방을 확대하면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항암제는 면역관문억제제다. 이는 PD-1억제제, PD-L1억제제와 CTLA4 억제제로 나뉜다. 다만 주력 면역관문억제제로 성장 중인 의약품은 PD-1억제제 키트루다와 옵디보다.

면역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해 이를 사멸시킬 수 있다. 암세포는 CTLA-4 수용체를 생성해 항원제시세포가 T세포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도록 교란을 일으키거나 PD-1, PD-L1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T세포가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할 수 없게 방해한다. 엄밀히 말하면 면역관문억제제는 인체의 면역력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인식할 수 없던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만들어 이를 사멸시키는 작용인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면역관문억제제는 PD-L1 단백질 또는 T세포에 발현되는 상보적인 PD-1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가 면역반응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적응증 확대 효과… 매출 성장 꾸준

면역관문억제제가 항암제 패러다임을 바꾼 주요 항암제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약의 특성상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해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지난 2014년 ‘전이성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승인됐다. 글로벌 제약사 MSD는 꾸준히 다양한 임상을 진행해 키트루다의 적응증을 확대했다.

키트루다의 적응 증은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에 더해 전이암, 두경부암, 호지킨스림프종, 요로상피세포암, 위암, 자구경부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관문억제제는 적응증 확장을 통해 추가 승인을 받으면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요 면역관문억제제 매출 및 매출 전망(단위 억달러). 출처=이밸류에이트파마

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키트루다 매출은 2018년 61억2000만달러에서 2022년 98억8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옵디보 매출은 60억4000만달러에서 95억9000만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각 61%, 59% 성장한 수치다. 티쎈트릭과 임핀지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219%, 510%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항암신약개발단이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이밸류에이트파마의 전망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오는 2021년 137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글로벌 항암제 매출 1위 자리에 로른 후 성장세를 지속해 2023년에는 167억달러 매출 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관계자는 “10위권 안에 한 개의 제품도 없던 미국 머크(MSD)와 BMS가 PD-1항체 의약품으로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면서 “획기적인 기전의 항암제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