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의 추이에 따라 자율 차량이 ‘잘 규제되고 배출량이 없는 전기차’일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공유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출처= Automotive Networ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것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에도 어려운 질문이었다. 미래에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를 지배할 때,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차를 소유할 것인가 아니면 승차공유 차량을 이용할 것인가?

이제 이 질문은 더욱 어려워졌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이미 정체 국면에 도달했고, 완전 자동화를 말하는 5단계 자율성을 갖추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어렵고 늦게 도래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가 경제가 침체되면서 투자는 둔화되고 있지만, 자동차 소유주들에게 현재 자신의 자동차는 이제 이동 수단을 넘어 피난처가 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본 기사를 위해 지난 5월, 온라인자동차 판매사이트 카구루스닷컴(CarGurus.com)을 통해 자동차를 사려는 4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당신의 전반적인 의견은 무엇인가?"라는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2%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몹시 기다린다고 답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31%였다. 그 만큼 냉담해진 것이다.

자동차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질문의 답은 더 불안해졌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래에 대한 인식이 첨예하게 갈린다(심지어 미래에 사람들이 지금처럼 자율주행차를 모두 각자 소유한다면 지구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해, 테슬라가 2020년에 100만 대의 '로보택시’(RoboTaxi)를 세상에 선보일 것이라고 호언했다. 점잖게 말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현재 자율주행차의 전망은 ‘흐림’이다. 자동차 산업 컨설팅 업체인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선임 애널리스트 미셸 크렙스는 "현재 전세계 자동차회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공장을 가동해 수익을 창출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금 그들은 자율주행차나 전기자동차 같은 미래 기술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드닷컴(Edmunds.com)의 제시카 콜드웰 상무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는 자동차 회사들이 건강했을 때조차도 도전적 과제였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로보택시(Robotaxi)에 대해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코로나 대유행은 어떤 승차공유 차량이든(운전 기사가 있든 없든) 마지막 탑승자가 누구인지 경계하게 만들어 버렸다.

IBM 사업가치평가 연구소(Institute for Business Value)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코로나가 사라진 이후에도 승차공유를 줄이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대중교통에 대한 신뢰도 그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IBM의 이 연구소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맡고 있는 벤 스탠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개인 소유하는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차 안에 누가 있는지는 적어도 내가 통제할 수 있으니까요.”

코로나가 유행하기 이전만 해도 자동차 소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매우 실용적으로 변하는 듯했다. 한 때 자동차를 신분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자동차는 이동 수단에 불과하며 그들은 자동차에 많은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교통 지속가능성 연구센터(Transportation Sustainability Research Center)의 수잔 샤힌 공동 소장은 “자율주행차량은 소유되기 보다는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가 위생에 관한 소비자의 인식과 공유 차량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의 기술시장 정보회사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Guidehouse Insights)의 샘 아부엘사미드는 “자율주행자동차는 공유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현재 신차나 트럭 구입에 평균 3만 8000달러(4500만원)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초기 자율주행차는 아마도 이보다 5000달러 내지 2만달러는 더 비쌀 것입니다. 자율주행차의 가격은 상당 기간 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시건대학교 에너지 연구소의 존 데시코 교수는 생각이 다르다. 그는 대량의 자율 주행차량을 공유차량으로 운영하는 기업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자동차를 개인적으로 소유했던 이유는 개인 소유자들이 자동차를 자본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하면 자신의 자동차에 감성적인 콘텐츠를 많이 덧입히지요.”

산업의 추이에 따라 자율 차량이 ‘잘 규제되고 배출량이 없는 전기차’일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공유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