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수소트럭 전문업체 니콜라가 오는 2023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수소트럭 니콜라 TRE. 출처= 니콜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NIKOLA)가 한화그룹 계열사 2곳으로부터 1억달러(약 1205억원)를 투자받은 점을 비롯해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사실로 연일 화제다. 기업의 역사나 규모, 또 실제 달리고 있는 영역을 고려하면 두 기업을 맞상대로 보기 어렵지만 최근 수소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차별성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니콜라 성장의 배경에는 회사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Trevor Milton)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이 담겼다. 밀턴 CEO는 앞서 천연가스 저장기술 전문 업체인 유한회사 디하이브리드 시스템(dHybrid System, LLC)의 CEO를 역임했다. 디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미국 유력 철강업체 워딩턴 인더스트리(Worthington Industries, Inc)에 흡수합병된 뒤 대형트럭, 디젤엔진 개발, 수소 등 분야를 연구하다 지난 2015년 니콜라를 설립했다.

▲ 니콜라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수소트럭 모델 4종. 왼쪽부터 니콜라원, 니콜라투, 니콜라 TRE, 니콜라 배저. 출처= 니콜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니콜라는 올해 겨우 설립 5주년을 맞았지만, 밀턴 CEO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트럭 분야에서 발군의 역량을 펼쳐왔다. 당장 지난 2018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세미트럭 ‘니콜라 TRE’를 선보였다. 니콜라 TRE는 120㎾ 용량 수소연료전지, 800V 전기모터 등 구동장치를 갖춤으로써 최고출력을 500~1000마력 범위에서 설정할 수 있고 최대 500~1200㎞를 달릴 수 있다. 니콜라는 오는 2023년부터 TRE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밖에 니콜라는 초대형 픽업트럭 배저(Badger)와 니콜라원, 니콜라투 등 차급별 수소트럭 모델을 양산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는 북미 시장을 본거지로 두고 적극 공략한 결과 대규모의 차량 공급 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니콜라는 최근까지 접수한 수소 트럭 공급 수주량이 1만4000대가 넘는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의 규모는 매출액으론 100억달러(약 12조원)를 상회한다.

니콜라는 이 같은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니콜라 기업가치의 상승세는 한화 계열사 2곳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상승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일(미국 시간)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한 뒤 한화에너지·한화석유화학 두 계열사의 니콜라 지분이 지닌 보유 가치는 7억5000만달러(약 8979억원)로 급상승했다. 두 계열사가 처음 니콜라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입한 비용보다 7.5배 늘어났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사업의 수주 물량 측면에서 현대차에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현재 니콜라와 마찬가지로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기존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한 수소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엑시언트 기반 수소트럭은 최대 주행거리 400㎞ 등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8년 스위스 에너지업체 H2에너지와 합작해 설립한 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수소트럭 16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 현대자동차가 기존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수소트럭.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수소트럭 수주 물량에선 니콜라에 뒤처진다. 다만 사업 노하우 측면에선 니콜라와 초격차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를 개발한데 이어 2013년 세계최초 양산형 수소승용차 ix35 퓨얼 셀 출시, 2018년 승용 수소차 넥쏘 출시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월엔 시험운행용 수소트럭을 유럽에 공급하는 등 상용 수소차를 실제 운행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이밖에 오는 2025년까지 상용 수소차 10종 출시를 목표로 삼는 등 라인업 전략에 있어서도 경쟁사보다 넓은 저변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