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들어 미국 뉴욕증권시장의 IPO 규모가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출처= Shufti Pr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주 워너뮤직(Warner Music Group Corp.)이 공모가(25달러) 기준으로 시가총액 193억달러 규모로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줌인포(ZoomInfo)도 공모가 21달러에 상장을 마무리하는 등 미국 뉴욕증권시장의 IPO 규모가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워너뮤직은 지난 3일(현지시간) 첫 거래에서 20% 상승한 30.12불에 장을 마감했고, 하루 뒤인 4일 줌인포는 첫 거래일에서 두 배 가까운 4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들어 IPO가 주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와 생명공학회사로 제한되었 왔으나, 6월 들어 변동성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증권가에서 조만간 IPO를 할 것으로 알려진 회사들이 IPO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2주 동안 2월 말 이후 가장 낮은 20대 후반을 맴돌고 있다.

공포지수 VIX, 2월 이후 최저로 안정

이번주에는 사모펀드와 벤처케피털의 공동 지원을 받고 있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업체 V룸(Vroom Inc.)을 비롯해 중국의 암치료제 개발업체인 버닝록 바이오텍(Burning Rock Biotech) 등이 대기하고 있고, 숙박공유회사 에어비앤비(AirBNB), 음식배달회사 도어대시(DoorDash)와 포스트메이트(Postmates) 등도 올해 안에 상장이 기대되는 회사들이다.  

현재 약 20억 달러(2조 4000억원)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V룸은 지난 주 공개한 IPO 제안서에서 공모가 목표액을 주당 18~20달러로 제시했다. 1880만주를 발행해 최대 3억 달러(36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V룸은 10일 장 마감 뒤 공모가를 발표하고, 이튿날인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버닝록은 최근 미국이 중국 회사의 미국 상장에 빗장을 건 만큼 아마도 잠정적으로는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마지막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닝록은 11일 공모가를 제시한 뒤 12일 첫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주당 13.50~15.50달러 공모가로 1350만주를 발행해 약 2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 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줌인포(ZoomInfo)는 지난 4일 공모모가 21달러에 상장을 마쳤고 상장 첫날 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출처= Nasdaq

IPO 시장이 최근 살아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 노동부가 5일 공개한 5월 비농업 일자리는 250만개 늘었다.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또 실업률도 13.3%로 떨어져 시장 전망치(19%)를 크게 밑돌았다. 한때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던 국제 유가도 수요 회복과 감산 조치에 힘입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뉴욕증시도 덩달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다우존스·S&P500·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10~16% 상승했다.

씨티그룹의 북미지역 주식 담당자는 파이낸셜차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수요가 더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IPO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예정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투자 회사 JMP그룹의 카터 맥 회장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상장을 미뤘던 몇몇 기업들이 IPO 시기를 6월로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VC들 투자한 유니콘 나와야

그러나 지역 봉쇄가 시작된 지 거의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IPO가 다시 시작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장 관찰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벤처캐피털들이 대거 투자한 회사(소위 유니콘으로 불리는 회사들)의 상장이다. 정상적 시기에서는 그런 회사들이 IPO 시장에 꾸준히 나왔지만 올해에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사 르네상스 캐피털(Renaissance Capital)의 캐스린 스미스는 "우리는 사모펀드(PE)가 투자한 회사의 IPO는 일부 보았지만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한 유니콘은 아직 IPO 시장에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대되는 회사인 에어비앤비는 상장을 내년으로 미룰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포스트메이트도 지난해 2월 비밀리에 상장 서류를 제출했지만 아직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