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카이노스메드가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CSN) 질환 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파킨슨병 치료제의 미국 임상 2상 진입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로부터 25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임상 진행을 위한 총알을 확보했다.

8일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국 자회사 패시네이트 테라퓨틱스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등 뇌 질환 치료제 개발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며 "국내 기업 최초로 파킨슨병 치료제의 미국 임상 2상 진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파킨슨병 환자 수 동향(위)과 세계 주요 7개국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 출처=신한금융투자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의 사멸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하게 발병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증상완화를 위한 의약품만 존재할 뿐 근본적인 치료제는 부재한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2026년까지 약 8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환자 수는 세계 주요 7개국에서 285만명, 국내에서 10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이노스메드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KM-819는 세포자살, 세포괴사, 세포 죽음 등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FAF1을 저해해 신경세포 사멸을 막는다.

KM-819과 같은 FAF1 저해제는 파킨슨병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라인 분해를 촉진해 병의 진전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제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 FAF1 저해제를 통해 파킨슨병, 다계통 위축증 등 질병조절 치료제 개발 출처=카이노스메드

카이노스메드는 국내에서 완료된 KM-819의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파킨슨병 연구 기관인 파킨슨연구소(PICC)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파킨슨병 관련 임상 데이터와 개발 능력을 겸비한 PICC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미국 자회사 패시네이트 테라퓨틱스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PICC와 더불어 세계적인 파킨슨병 임상개발 권위자이자 당사의 과학기술자문위원(SAB)인 캐롤리 발로우 박사와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인 파락셀 CNS팀 등이 임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힘을 보탠다.

FAF1 저해제인 KM-819는 알파시뉴클라인의 축적을 저해시키는 기전이다.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다계통위축증(MSA), 심부전증 등 다수의 적응증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이기섭 대표는 “MSA 등 알파시뉴클라인의 비정상적인 축적에 따른 신경 퇴행성 질환인 '시뉴클라인병증'으로 적응증을 지속 확대해 KM-819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 카이노스메드 파이프라인 출처=카이노스메드

카이노스메드는 올 하반기 MSA 적응증으로 KM-819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MSA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기능 이상 질환이다. 진전이 빠르고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가 거의 듣지 않는 불치병으로 평균 수명은 5~7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MSA는 희귀질환으로 파킨슨병보다 전체 임상개발 기간이 짧을 것으로 보인다"며 "2상 종료 후 조건부 출시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에이즈 치료제(KM-023) 3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파트너사인 장수아이디어는 올 여름 신약판매 최종허가(NDA)를 위한 작업에 돌입해 2021~2022년 판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카이노스메드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맞아 재창업의 각오로 노력하겠다”면서 “인수합병(M&A)를 통한 헬스케어사업 진출로 안정적인 매출을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