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 모처에서 발견된 제네시스 GV80 임시운행 차량. 해당 차량은 휠 디자인이나 현재 GV80 출시 라인업 등을 미뤄볼 때 하이브리드 모델로 추정된다. 사진= 독자 제공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럭셔리카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새로운 휠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해당 차량은 휠 디자인이나 현재 GV80 출시 라인업, 제네시스 제품 전략 등을 감안할 때 하이브리드 모델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모처에서 발견된 GV80 하이브리드 추정 임시운행차량에는 그물망(메쉬) 형태의 휠 디자인이 적용된 미쉐린 제품이 장착됐다.

기존 출시된 GV80에 적용된 에어로·스파이크 등 형태의 디자인 휠과는 다른 모습을 갖췄다. 해당 디자인은 앞서 지난 2017년 미국 제네시스가 공개한 수소연료·전기충전 등 특징의 GV80 컨셉트카와 같은 휠 디자인을 갖췄다.

이외 GV80의 외관이나 실내 일부에는 기존 모델과 같은 형태를 보인다. 배기구(머플러)가 후면부 하단 좌우에 하나씩 두 개 장착돼 있고, 주유구 외 전력 충전구가 차량 앞쪽이나 측면에 없는 것으로 볼 때 순수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제네시스가 그간 보여온 제품 라인업을 미뤄볼 때도 이번 포착된 차량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가능성이 짙다. 제네시스는 지난 1월 GV80의 3.0 디젤 엔진 모델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3월 가솔린 2.5 터보·3.5 터보 등 모델을 내놓았다. 제네시스는 향후 출시할 GV80 신규 파워트레인 모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은 통상 먼저 출시한 디젤·가솔린 등 내연기관 엔진의 차량 라인업에 터보 모델 외 다른 배기량의 모델을 추가하지 않는다.

또 제네시스는 이미 해외 주요 럭셔리카 브랜드에서 친환경차 전략의 일환으로 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처지다. 주요 럭셔리카 브랜드의 SUV 하이브리드 모델로 렉서스 UX 하이브리드, 링컨 에비에이터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QX60 하이브리드 등이 꼽힌다.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작년 말 GV80 출시 일정이 확정된 이후부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 여부를 문의하는 게시물이 속속 게재돼왔다. GV80 같은 대형 SUV는 무거운 중량 때문에 연료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때 전기모터가 차량 구동력을 보태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차량 구매 부담이 큰 단점이 있지만 구매력 갖춘 소비자들에게 개선된 연비로 어필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 전반을 고려할 때, 이번에 발견된 GV80 임시운행차량이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장착한 모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근 SUV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전략에 차질이 빚어진 점은, GV80 하이브리드의 출시 시점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3월 출시한 중형 SUV 쏘렌토 4세대 완전변경모델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담을 예정이었지만 국내 친환경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실수로 정식 출시를 보류했다. 현대자동차도 이달 출시할 예정인 중형 SUV 싼타페 4세대 부분변경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형 쏘렌토와 같은 엔진을 신형 싼타페에 장착하기로 결정했었기 때문에 출시 일정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가 SUV 모델에 장착할 엔진을 현대차·기아차 SUV 모델과 공유하진 않는다. 다만 그룹이 SUV 하이브리드 엔진 라인업을 구축하는데 난항을 겪는 만큼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 SUV의 출시를 앞두고 더욱 공들여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