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LS전선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해 산업계의 경고등이 커지는 가운데 LS전선의 이색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 굵직한 해외 수요를 계속 감당함으로 다른 산업군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LS그룹의 초고압·해저·광케이블 전선 사업부문 계열사 LS전선은 지난 4월 유럽시장 진출 이후 최대 규모인 1억74만유로(약 1342억원) 상당의 공급 수주를 따냈다. 네덜란드의 국영 전력회사 테네트(TenneT)는 LS전선과 1억74만유로 규모의 해저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네덜란드는 2019년부터 2029년까지 10년 동안 총 10곳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들에서 생산되는 발전량은 약 11기가와트(GW·Gigawatt)로 네덜란드 국내 약 100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과 같다. LS전선은 2023년까지 네덜란드 북쪽과 서쪽 해안지역에 건설되는 풍력단지 2곳에 총 210km의 해저 케이블을 공급한다.

▲ LS전선 기업정보. 출처= LS전선

LS전선은 5일 싱가포르로부터 1000억원 규모 전력 케이블 공급 요청을 받는 등 광폭행보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오는 2021년까지 싱가포르에 약 400km에 이르는 송전(HV)과 배전(LV) 케이블을 공급한다. LS전선의 이번 공급계약 수주는 지난 2017년 싱가포르 전력청의 노후된 HV 케이블 교체 사업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수주로 LS전선은 싱가포르 현지의 전선 시장 점유율 1위의 입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선(케이블)’에 대한 수 십 년에 걸친 투자,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생산 기술력 개발이 만든 성과다. LS전선의 전신은 1962년 창업된 한국케이블공업(주)이다. 이후 금성전선(주), LG전선 등으로 사명이 변경됐고 2005년 LG그룹으로부터 LS그룹이 분리되면서 현재의 LS전선이 됐다. 현재 LS전선의 주력 제품군은 해저(海底) 케이블/초전도 케이블/초고압 케이블/통신케이블 등 4개 영역이다.

경공업, 중공업 그리고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필수 소재로 활용되는 케이블을 주력산업으로 삼은 것은 곧 회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국내 전선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프라 규모가 큰 사업을 주력으로 하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수요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소재의 생산을 주력으로 삼는 기업들은 장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정된 것에 따른 위험요소가 있다. 이를 대비해 LS전선은 최첨단 기술을 제품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의 위험요소를 줄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2월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재고 관리 시스템 사업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하는 모든 제품과 자재에 부착된 통신센서로 재고의 수량과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체계를 갖췄다.  

▲ LS전선의 주력인 케이블 제품들. 출처= LS전선

기술적 측면 외로 LS전선은 원만한 노사 간 관계로 제품 생산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LS전선의 노사관계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과거에 있었던 수차례의 노사 분쟁에서 사측은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고려한 결정을 내려 갈등을 줄였다. 안정된 노사관계는 LS전선뿐만 아니라 LS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에서도 하나의 ‘원칙’처럼 지켜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과거 모기업이었던 LG그룹이 노사 문제를 대하는 관점이 지금의 LS그룹과 LS전선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