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년 동안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으로 여겨져 온 종이 컵은 단단히 접착된 플라스틱 안감이 들어 있어 거의 재활용되지 않았다.     출처= CoverFi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개별 카페들이 환경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려는 자발적 노력이 커지자, 국가와 기업들은 이제 종이 컵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속가능한 숲에서 공급되는 종이컵은 플라스틱 발포제보다 환경 친화적인 옵션으로 수 년 동안 환영받아왔다. 던킨 브랜드 그룹과 맥도날드는 최근 그동안 사용하던 플라스틱을 버리고 종이 컵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종이컵에는 종이로 재활용하기 전에 분리해야 하는 단단히 접착된 플라스틱 안감이 들어 있어 새로운 정밀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그 과정은 전문화된 시설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컵을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어도 결국 재활용되지 않고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종이컵 제조사들은 종이컵이 적절하게 재활용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제품을 옹호한다. 종이 은 별도로 수거해 플라스틱 안감과 종이를 분리할 수 있는 시설로 운송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제지공장 제임스 크로퍼(James Cropper PLC)의 스테판 프라이어는 "우리에겐 종이컵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하지만 종이컵이 우리 공장까지 오는 과정은 험난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에서 종이컵에 사용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스타벅스는 지난 해 여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종이컵에 5펜스(76원)의 추가 부담금을 부과했다. 영국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재활용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경우 일회용 종이 커피 컵에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향후 5년 안에 전면 사용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유럽의 이익단체인 종이컵 회수 및 재활용 그룹(Paper Cup Recovery & Recycling Group)이 발표한 새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재활용되는 종이컵은 25개 중 1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안감이 아닌 바이오 안감이 들어 있는 종이컵을 시험하고 있다. 스타벅스는플라스틱 대신 분리하기 쉬운 방수 필름을 사용해 일반 재활용 시설에서도 처리할 수 있는 종이 컵을 만드는 영국 스타트업 프루갈팩(Frugalpac)에 투자했다. 프루갈팩의 말콤 워 CEO는 재활용된 종이로 만들 뿐 아니라 일반 종이컵에 사용되는 방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이 컵의 가격은 현재 스타벅스가 쓰고 있는 종이 컵의 약 두 배인 12펜스(180원)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국의 일부 커피 체인점들은 재사용 가능한 컵을 직접 가지고 오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영국의 신개념 패스트푸드 프레 타 망제(Pret a Manger)는 지난해 할인 금액을 50펜스(760원)로 두 배 높였다. 스타벅스도 여러 시장에서 자기 컵을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한다.

또 코스타커피(Costa Coffee)는 수거 장려를 위해 폐기물 수거업체에 1톤당 140%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매장 내 재활용 쓰레기통에 경쟁사의 컵도 받는다. 코카콜라가 지난 2018년에 인수한 코스타커피는 2020년까지 5억 개의 컵을 재활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이는 연간 총 테이크아웃 판매량에 해당된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영국의 현재 종이컵 재활용률(25개 중1개)은 400개 중 1개만 재활용되던 2016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종이컵 재활용 단체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고객이 종이 컵을 반납할 수 있는 재활용 포인트가 4500 군데가 있는데, 내년에는 재활용률이 12개 중 1개로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소비 습관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의 글로벌 의무이행담당 부사장 콜린 차팜은 "쓰레기에 대한 1차 해답은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2008년에 스타벅스는 2015년까지 회사가 사용하는 컵의 25%를 재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3년 후 이 회사는 2015년까지 매장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5%가 소비자가 가져온 컵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목표를 대폭 축소했다. 차팜 부사장은 2008년의 목표는 "인간 행동 하나 하나가 미칠 영향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전에 설정한 목표였다"고 인정했다.

미국에서 현재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음료의 1.8%만이 재사용 가능한 컵에 담겨 제공된다. 최근 영국에서의 5펜스 추가 부담금 부과는 스타벅스 고객의 5.8%가 재사용 가능한 컵을 선택하게 했는데, 이전 데이터에서는 2.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