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하는 가상자산 클레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논란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노려 제대로 노를 저어보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바로 거래소 코인원과 피어테크의 지닥입니다.

 

"아이, 맛있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코인을 발행했을 때, 거래소는 과연 해당 프로젝트와 논의하고 자사 거래소에 상장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단독으로 상장해도 되는 것일까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조심스러운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클레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까지 출시되며 난데없이 클레이 대중화 시대가 열리는 한편, 중고나라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가운데 과연 프로젝트와 거래소는 상장을 두고 어디까지 논의를 해야 할까.

먼저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는 클레이는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과 비전이 존재하기에 말 그대로 '중박 이상'을 보장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히 '똥파리'가 꼬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거래소가 임의로 프로젝트의 허락도 없이 상장을 시켜도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최근 가상자산 업계가 국회의 결단으로 제도권 편입을 눈 앞에 둔 가운데, 이 중요한 시기에 핫한 코인을 거래소 마음대로 상장시켜 시장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을까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블록체인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프로젝트와 거래소는 분리된 주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출처=코인원

물 들어왔다, 노 젓자
현재 그라운드X의 클레이를 국내에서 유통하는 거래소는 데이빗과 지닥, 코인원입니다. 이들은 모두 방금 설명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논의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 대목에서 클레이와 관련이 있는 거래소들이 최근 적극적인 홍보전에 뛰어들어 눈길을 끕니다.

지닥부터 보겠습니다. 클레이 원화상장에 나서며 그라운드X와 대립하고 있는 지닥은 지난달 21일 흥미로운 자료를 냈습니다. "대기업들이 발행한 가상자산, 지닥 거래소에 다 모여 있네"라는 자료입니다. 지닥은 "업비트, 빗썸, 지닥, 코인원 등 국내 6대 거래소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 한화의 금융계열사들과와 국내 최대 블록체인 허브 프로젝트인 업그라운드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3일에는 카카오의 전국민 지원금 9000원 받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클립 출시를 앞두고 자사가 글로벌 클레이 거래량 1위 거래소며 "클레이는  지닥 거래소에서 즉시 거래 및 판매가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코인원도 마찬가지입니다. 5일부터 클레이 거래를 지원하는 가운데 갑자기 '1등 코인원'을 외치고 있습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소 10위에 선정됐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순위로는 1위라는 설명입니다. 코인원이 1등이라니. 페이지뷰, 검색 키워드, 재방문율 및 체류 시간 1위라고 하더군요.

...현재 카카오의 그라운드X는 논의없는 클레이 원화상장이 속출하며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이 문제는 그라운드X가 옳은지, 원화상장을 시작한 거래소가 옳은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클레이 논란의 중심에 선 거래소들은 카카오의 후광 아닌 후광을 통해 강력한 마케팅 홍보 전략을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타이밍 상 우연일 테지만,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많습니다.

그렇죠.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저어야죠. 참고로 블록체인투명성연구소(BTI)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 1위 거래소는 빗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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