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이 지난 3월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영업점을 방문,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3일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농협출범이 경과와 의의를 밝히고 농협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그룹 출범이 단지 대형 금융그룹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순수 국내자본 금융회사로서 국민경제적 역할을 강화하는데 출범의 의의를 둔다”고 역설했다. 농협금융지주의 비전을 총체적으로 조망해본다.

“은행·보험·캐피탈 등 7개 자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무서울 것이다. 농업인 지위 향상을 위한 농협그룹의 수익센터 역할 강화와 금융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향상에 기여한다는 협동조합의 이상을 반영하겠다.”

신충식 회장은 향후 농협금융그룹의 비전에 대한 확신과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농협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해외 자본이 한 푼도 섞이지 않은 유일한 순수 토종”이라며 “협동조합 때보다 상품 이벤트나 마케팅을 강화해 소비자·고객이 변화와 혁신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1조1000억 원으로 잡았다”며 “충당금 축소와 기부금, 조합원 지도사업비 등 공공비용이 사라져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한 “지역농축협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뱅킹에 집중하고 농협금융그룹은 대도시, 글로벌 부문을 공략하는 차별화 된 전략을 통해 동반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 뉴욕사무소를 지점으로 연내 전환하는 등 해외시장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보험영업의 강점을 살려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한편 당분간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인수와 같은 인수합병(M&A)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적어도 상반기 중에 금융지주체제 전환에 따른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 하고 하반기부터는 국민과 고객이 바라는 방향으로 농협 금융이 변화하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쏟아 나가겠다”며 “거창한 약속인 구호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달성해 가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심정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따라서 농협금융지주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이란 비전을 갖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3단계로 기간을 구분한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1단계는 2012년 말까지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사 사업가치의 극대화 전략을 추구하고, 경쟁사 수준의 생산성, 수익성 및 사업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 전략은 2015년말까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 업그레이드 및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국내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고 금융지주의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3단계는 당초 목표인 글로벌 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다지기다. 이 단계에선 해외M&A 추진으로 아시아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국내 대표 은행의 위치를 공고히 해 아시아 선도금융그룹의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들도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개별적인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실천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사랑받는 일등 민족은행’을 비전으로 삼고 고객, 상품, 채널 등 영업기반이 되는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부문에서는 소매금융과 금고·기관금융, 농업금융 분야 등 기존에 강점을 가진 분야를 육성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을 실천에 옮겨나갈 계획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등 보험사는 ‘최고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친근한 보험사’를 표방한다. 보험부문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서 가장 변화가 큰 부문이다. 농협법 개정 당시 ‘자본금’ ‘조세특례’와 함께 3대 쟁점으로 부각될 정도로 출범에 따른 산통(産痛)을 겪기도 했다.


농협보험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각각 ‘1등보험사’ ‘열린보험사’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채널다각화 및 지역농축협 채널 활성화, 상품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고객서비스체계 개선, 선도적 자산운용체계 구축, 전문역량 제고, 선도적 경영관리 기반 구축이라는 6가지 전략방향과 농업인 실익보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원칙을 수립했다. 그밖에 증권·선물·자산운용·캐피탈 등 자산운용관련회사들은 각각 네트워크 파워를 활용한 시너지 사업 강화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2015 빅(Big)7’ 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다. NH선물투자는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유사업영역 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리테일 영업 및 해외사업 비중 확대 등 수익구조를 다각화 해 나갈 계획이다.

NH-CA자산운용은 고위험·고숙익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로 고객의 기대에 부합해 나갈 예정이며 NH캐피탈은 할부금융, 신기술금융 등 기존 사업 외에도 리스금융시장에 새롭게 진출해 농협은행과 소개영업, 복합상품출시 등 적극적인 연계 사업을 통해 초우량 중견 캐피털사로 성장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