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이 미·중 무역합의를 잘 지키고 있다. 매우 기분이 좋다”며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합의 결렬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지난 1월 체결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미국 측 대표이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는 이날 미 뉴욕 경제클럽이 주최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경제)구조적 변화 속에서 중국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중국이 우리에게 상당한 양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중국이 미국산 콩 1억8500만달러(2250억원) 규모를 샀다고도 밝혔다. 중국 정부가 국영 곡물 수입회사에 미국산 콩, 목화,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수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블룸버그, 로이터 등의 1일 보도를 전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무역합의에 의하면 중국은 올해 약 365억달러(약 44조원)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해야 한다.

라이트하이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산업과 통상 정책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중국에서 보낸 마스크가 일부 불량으로 밝혀지고, 입원환자를 수용할 침상과 의료진의 방호물품까지 부족했던 경험을 다시는 겪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탈퇴하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WTO 탈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기구가 중국을 여전히 개발도상국 취급하며 혜택을 주고 있으며 반대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국익을 저해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글로벌 무역뿐 아니라 미국 무역도 급격하게 위축됐지만 라이트하이저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한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게 있다"며 "무역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