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또다시 압박했다. 미국이 주한 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 휴직 문제에 미국이 유연성을 보였다며, 한국에서도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내퍼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최근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안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주한미군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계속 합의에 실패하자 지난 4월부터 한국인 노동자 4000여 명을 무급휴직시킨 바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먼저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이 그동안 이 안을 거부하다가 뒤늦게 받아들인 것이다.

내퍼 부차관보는 "무급휴직문제 해결이 SMA를 매듭지을 필요성을 없애진 않는다"라며 "우리는 매우 유연하게 대처했다. 한국 정부도 같은 유연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현 방위비의 5배인 50억 달러(약6조1000억원)를 주장하다가, 이후 1.5배로 낮춘 13억달러(1조5900억)를 제시하며 큰 유연성을 발휘했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한국은 기존보다 13% 인상한 1조1700억이 최고액수라고 못을 박아둔 상태다.

내퍼 부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한국을 포함한 G11이나 G12로 확대할 의향을 밝힌 것과 관련해 "G7의 형식이나 멤버십을 영구적으로 확대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은 모든 회원국의 동의와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며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퍼 부차관보는 한국 외교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발표한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의 번영과 발전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란 입장을 인용해 “한국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후 얼마 되지 않아 나온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홍콩의 일국양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기 위해 한국이 그 입장을 낸 데 대해 감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