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우).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유통총수들이 멈췄던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두 총수가 찾은 올해 첫 현장경영 테마는 '미래'다. 각 그룹이 전사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는 화두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기 위한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3일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과 함께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를 방문했다. 신 회장이 생산 현장을 방문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18일 처음 출근한 뒤 24일 잠실 롯데월드몰 등을 둘러본 바 있다.

안성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과 재고 관리, 유통 등 전 과정이 지능화된 생산공장으로, 롯데가 그룹 전반에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약 1200억원을 투자, 2023년경 완공을 앞두고 주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특히, 신 회장은 고온 열처리를 최소화해서 무균 진공 환경에서 페트병에 음료를 넣는 첨단 설비인 '어셉틱'과 물류 자동화 계획에 관심을 뒀고 "잘 준비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어 “안성 스마트 팩토리는 올해 주요 시스템이 구축된 만큼 포스트 코로나에 빠르게 대응하는 그룹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원자재부터 제품 생산까지 제조 이력도 추적할 수 있는 만큼 식품 안전 대응 체계를 확실히 다지자”고 주문했다.

정 부회장도 4일 오전 올해 첫 현장 행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강희석 이마트 사장 등과 함께 찾은 행선지는 이마트의 첫 미래형 점포 '이마트타운 월계점'(월계점). 월계점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운영 노하우를 집약해 오프라인의 미래를 찾기 위해 선보인 전략 점포로, 지난달 28일 복합 몰 형태로 문을 열었다.

재계는 정 부회장의 올해 첫 현장 방문지에 대해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가속화 의지로 해석했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투자금액의 30%를 점포 리뉴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정 부회장은 월계점 핵심공간인 신선식품 코너를 먼저 둘러봤고, 개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선보인 수산∙축산 코너 등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타 점포 리뉴얼에도 확대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대형마트에서 처음 선보인 주류매장 '와인 앤 리큐르'의 대형 맥주 냉장고 등을 참관하며 직접 시음에도 나섰다. 정 부회장은 임대형 매장 '더타운몰'도 방문해 식음과 문화, 엔터테인먼트, 패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하며 고객들이 쇼핑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컨텐츠를 지속 선보여 달라고 직원들에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며 “고객이 찾는 신선식품은 이마트에 꼭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있어야 고객들이 이마트를 찾는다. 월계점 신선식품 매장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의 현장경영은 위기 극복 의지에 대한 강력한 전달 효과와 함께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이라며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직접 생생한 현장을 돌며 현재 닥친 위기 돌파에 고민을 하면서 답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