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코로나 이후 거침없는 강세를 지속했던 달러화가 지난달 중순이후(5월 14일) 약세로 전환되면서 향후 달러화 베어마켓 지속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선물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0.3% 상승했다. 6일만 상승이다. 이날 달러인덱스 상승반전은 전날 발표된 미국 5월 민간부문 고용은 276만명 감소로, 시장 예상치 875만명과 4월 1955만명 감소보다 큰 폭으로 하회한 것과 같은 날 발표된 미국 5월 ISM 서비스업 PMI 지수가 4월 41.8보다 큰폭 상승한 45.4(시장예상치 44.7)를 나타내며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경제 회복을 확연히 보여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시간 오전 4시 현재,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5% 오른 97.595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 3일까지 5일째 약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초순까지 달러인덱스는 100달러를 줄곧 상회하며 좀처럼 강세를 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채권매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반전, 보름이상 추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제재개 3주차에 접어든 미국경제가 6월에 접어들면서 실업과 경기가 최악국면을 지났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그런데 달러 약세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연준은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코로나 경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부양책을 무엇이든 다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충분한 유동성 공급에 달러 약세 베팅에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재개에 따른 경제회복 기대감도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유럽은 오랜동안 의견합의를 보이지 않았던 부양책에 합의를 하면 경제살리기를 위한 본격 드라이브를 펼 태세를 갖췄다. 경제재개에 따른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약세행진을 이어왔던 유로화 강세가 지속됐다. 중국 위안화도 미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연일 절하행진을 이어왔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본격 가시화되면서 구매자 관리자지수가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망라하고 경기호황기의 50을 상회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경제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당연히 5월말까지 포치(破七)가 깨지며 절하추세를 이어오던 위안화도 5월말부터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5월 27일 7.1697위안까지 치솟으면 가치절하한 이후 급속도로 하락세로 돌아서 6월4일 7.1225위안을 기록중이다.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약세를 멈추고 다시 강세로 회귀할까. 시장 전문가들은 약세지속여부는 미중 갈등과 경제재개에 따른 유럽과 중국 등의 경제회복 속도에 달렸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코로나 19 감염증의 재유행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지역과 유럽의 북반구 국가들의 코로나 진정기미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경제지표들이 급반등세로 돌아섰지만 만약 재유행이 시작된다면 다시 달러강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역시 미중갈등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중국경제에 다시 냉각재 역할을 한다면 이 역시 달러강세의 복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달러지수가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하며 60주이동평균선 98.1을 밑돌고 있다”며 “달러화가 가진 시장의 강한 위험선호와 유로존의 합의된 코로나19 대응 기대에 따른 유로화 강세, 최근 미국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다시 달러화 약세에 대한 압력을 줄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향후 외환시장은 경기 격차와 코로나19 출구 전략에 유효한 달러화를 선호 할 것”이라며 “약세가 다시 이어질 수는 있으나 미·중 긴장이 격화된다면 낙폭이 제한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전날 달러화 약세 반작용에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는 1.1218달러로 0.31% 높아졌다. 파운드·달러는 1.2592달러로 0.27% 올랐다.

반면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달러화보다 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108.83엔으로 0.21% 상승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4일(서울시간) 전 거래일 대비 1.90원 상승한 1218.7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 증권 박민영 연구원은 “최근 카타르로부터 대규모 LNG선 수주에 영향을 받아 원화 수요가 늘어난 상태였다”며 “장마감쯤 중국이 외국 항공사 운항을 허용한다고 발표해,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상승압력이 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미국 경제지표가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면서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