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통신사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 주요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며 5G 가입자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4월 말 기준 634만명으로 집계됐다.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만에 600만명을 돌파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한 자리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1월보다 4월의 가입자 수 증가폭이 늘어난 건 고무적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 5G 가입자는 1000만명 내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가성비를 갖춘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 애플의 아이폰12 등 주요 5G 단말기 출시로 가입자 유치가 힘을 받으면 1300만명 수준까지 확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서울에 위치한 한 빌딩 위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며 5G 상용화 1주년을 기념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SK텔레콤
▲ 5G 가입자 추이.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올라탄 통신사, ARPU 성장 중

통신사의 ARPU는 5G 상용화와 함께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의 ARPU는 각각 3만777원, 3만1773원, 3만79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0.9%, 0.8% 증가했다.

5G 가입자가 늘어난 덕이다. 5G 요금제는 최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단순 비교 시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 대비 25~40% 가량 비싸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5G 가입자 중 고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비중은 6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 요금제의 사용 비중이 더 많은 LTE(무제한 요금제 비중 30%)와 차이를 보이는 양상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며 무제한 요금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4G와 5G 합산 트래픽은 57만1854테라바이트(TB)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특히 5G의 경우 1가입자당 트래픽이 2만3849메가바이트(MB)를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4G의 가입자당 트래픽(9361MB) 보다 2.6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5G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난 이유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주도한 동영상 이용 시간 증가와 더불어 5G에 특화된 초고화질 동영상, VR/AR, 클라우드 게임 등 서비스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승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특히 클라우드 게임은 AR/VR 기존 PC/콘솔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콘텐츠 확보에 유리하고 PC/콘솔 게임을 모바일로 옮겨오는 N스크린화 때문에 좀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갤노트부터 아이폰까지…하반기 대목 온다

▲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10.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전통적인 IT 성수기인 하반기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력 스마트폰 시리즈가 등장할 예정이다. 업계는 3분기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가칭)가, 4분기엔 애플의 아이폰12(가칭)가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엔 아이폰이 최초로 5G를 지원하는 점에 기대가 실린다.

올해 상반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갤럭시S20 시리즈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하반기엔 신규 확진자 수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정부가 역대급 규모의 3차 긴급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만큼 소비 심리 회복도 예상돼 좀더 활발한 구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5G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있다. 기존의 서비스 이용 패턴을 그대로 사용할 때 LTE 대비 큰 폭의 속도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고, 특히 수도권 밖이나 건물 내부, 지하철 등에서 5G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선 5G 가입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5G 서비스보다는 신규 스마트폰의 흥행 여부다. 많은 고객들이 신규 스마트폰 구입으로 기기를 변경하며 자연스럽게 5G에 가입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중저가 스마트폰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이 핸드폰들이 얼마나 잘 팔리냐에 따라 5G 가입자 확대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