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중국이 외국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미국 항공사의 중국행 항공 노선 운행을 중국 당국이 제한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중국 소속 항공기의 미국 내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4일(현지시간) 중국 항공 규제당국인 중국 민간항공국(CAAC)은 외국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을 오는 8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당국이 CAAC에 미국 항공사의 중국행 항공 노선 운항 재개를 요구하면서 대응 조치를 공표한 지 하루 만이다.

전날 미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내 운항을 오는 16일부터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어차이나, 중국 동방항공, 중국 남방항공, 하이난 항공, 쓰촨 항공, 시안먼 항공 등의 미국 운항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는 6월 1일부터 중국행 노선을 띄우고자 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 항공사는 미국 내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교통부는 이에 "중국이 미국 항공사들이 영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면서 "여객 운항편 수를 중국 정부가 미국에 허용하는 만큼만, 중국 항공사에 허용할 것이다"고 압박에 나섰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이 있을 경우 이는 조기 실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 여객기 운항을 직접적으로 제한한 바는 없지만, 지난 3월 내려진 항공 운항 관련 조치가 문제가 됐다. 중국은 지난 3월말 외국 항공기의 자국내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히며, 항공 노선 수를 3월 12일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주요 항공사는 지난 2월초 미-중 정기 노선을 전면 취소해, 중국 당국의 제시한 기준으로 승인 가능한 노선은 '0'개에 해당한다. 사실상 중국행 운항이 금지된 것이다. 다만 현재 중국 당국이 외국 항공사의 여객기 운항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한편 미중 갈등 상황이 항공길에서도 다시금 확인되면서, 국내 항공 업계의 불확실성에도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중국은 한중 관계가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지난해 말에도 한국의 항공 노선 다변화 요청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에 자칫 (한국이) 미국 노선에 편입된다는 느낌을 (중국에) 준다면, 중국은 한국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앞으로 운항권 등 항공 노선을 재편을 할 때 (수에 제한을 두는 등) 문을 열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