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 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서비스업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경기확장을 나타냈고, 유로존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도 급반등을, 미국 서비스업 PMI도 예상치를 넘는 상승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최근 회복이 전적으로 내수시장에 의한 결과라는 해석과 다른 국가들도 일부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실업률로 인해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높다.

글로벌 경제 침제 완화 중…정상화는 아직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 글로벌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월 26.2에서 5월 36.3으로 상승했다. 다만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절정 당시 최저인 36.8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50을 밑돌 경우 경기축소를 의미한다.

중국이 가장 뚜렷한 회복을 나타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5월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3 포인트 오른 50.7로 경기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5월 서비스업 PMI 또한 55.0으로 전월 44.4보다 1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47.3보다 7.7포인트 상회한 것이며 2010년 11월 이래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에 중국 5월 종합 PMI는 4월과 비교해 5.99 포인트 상승해, 54.5으로 조사됐다. 종합 PMI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국면을 나타내면서 2011년 2월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왕저 차이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조치 완화로 서비스업 수요가 회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지속되고 있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5월 종합 PMI는 31.9를 기록하며 지난 4월 13.6에서 급반등했다. 예상치였던 30.5 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유로존의 5월 서비스업 PMI는 30.5로 4월의 12.0에서 급등해 예상치 28.7을 상회했다. 앞서 나온 독일의 5월 종합 PMI는 32.3으로 4월 17.4에서 14.9 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예상치 31.4보다 0.9 포인트 높았다. 특히 서비스업 PMI는 32.6으로 4월 16.2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어 프랑스의 5월 종합 PMI 확정치는 32.1로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종합 PMI는 33.9로, 스페인의 종합 PMI는 29.2로 조사됐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 마킷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유로존 국가가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며 "2분기 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HS 마킷과 영국 구매공급협회(CIP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서비스업 PMI 29.0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15.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8.0 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경기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보다 훨씬 낮았다.

CIPS의 덩컨 브록 디렉터는 "현재 영국의 기업들은 고용이 급감하고 기업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주 전 모든 주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 여파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제조업 PMI가 43.1로, 11년 만에 최저치였던 4월 41.5 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3일 발표에서는 5월 서비스업 PMI가 45.4를 나타내며, 4월 41.8에서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에서 집계한 시장 예상치 44.7도 상회했다. 다만 지난 4월 10여년만에 겪는 경제 위축국면에서 탈출하지는 못했다.

미국 5월 민간고용 감소 시장예상치 875만명을 훨씬 밑돈 276만명 기록했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는 최악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진정되고 있다는 안도감이 확산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아직까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5월 서비스 PMI는 26.5로 집계됐다고 IHS마킷이 3일 발표했다. 예상치 25.3을 상회했지만,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4월의 21.5를 고려하더라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일본의 5월 종합 PMI는 2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4월 25.8보다는 소폭 올랐다.

IHS마킷의 조 헤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내에서 상점들이 휴업명령에 따라 문을 닫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지난 4월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광업 둔화가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현재 회복하고 있다는 지표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내수시장덕에 회복 가속…미·유로존 등 높은 실업률 해결해야

최근 빠른 경제회복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중국의 경우, 내수시장에서만 경기침체가 완화되고있다. 중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신규 주문은 5월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다. 또한 중국의 3월 도시 실업률을 5.9%로 1분기에만 1억3000만 명의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일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5월 서비스업이 예상치 못한 회복을 보였으나, 악화되는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 글로벌 실업률 추이 출처=IHS마킷

미국과 영국·유로존의 실업률은 중국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존의 경우 해고 대신 근로시간을 축소한 효과로 지난 4월 실업률은 7,3%를 기록했으나 미국은 4월에 14.7%로 194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 5월 발표될 5월 실업률은 이보다 올라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HS마킷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유로존, 영국 등이 중국보다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들은 필연적으로 중국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경제회복 속도를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한국의 5월 제조업 PMI는 41.3으로, 전월의 41.6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은 “아직 글로벌 경기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표현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한국은 내수시장보다 해외 무역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흐름을 더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예인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 시그널은 봉쇄조치 완화로 인한 효과로 보인다”며 “아직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도 대외무역이나 고용시장 회복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월 경제 심리가 반등한 것은,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부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언제쯤 경기가 정상화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