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하한 것이다. 여기다 시중 부동자금이 역대 최고인 1100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시장의 부동자금은 투자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이다. 갈곳 잃은 자금이 흘러갈 시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금융 대기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계속해서 내놓는 부동산 규제책 때문에 부동산으로의 자금 유입이 쉽지 않으리라 예측하는 반면, 최근 주식시장으로 들어간 유동성이 결과적으로 부동산으로 다시 흘러들어가리라고 보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 전세 선호 커질 것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면서 연 0.75%였다가 0.5%로 낮아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0%대 초저금리로 주택 구매보다는 전세가 선호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매매시장 안정화와 함께 전세시장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세 물건의 월세 전환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1주 이후 48주간 연속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4일 한국감정원 '6월1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세 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돼 0.08% 올랐다.   

부동산 내 주택이 아닌 다른 시장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코로나사태가 길어질수록 주택구매여력은 줄고, 대출 규제가 있으니 현실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부동자금이 유입되는 건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굳이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흘러간다고 한다면 주택보다 규제가 적은 오피스텔 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오피스텔은 많게는 65~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는 부동산 시장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쉽게는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제가 어려워 일부가 이동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 투자수익이 금리보다 높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심형석 미국 사우스웨스턴캘리포니아대(SWCU) 부동산학과 교수는 "돈의 흐름은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며 "최근에 보유세가 많이 올랐고, 보유세 과세 기준일 맞춰서 급매물이 많이 나와 소진된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다시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 큰 상황에서 "실수요자는 지켜봐야 할 때" 


"부동산은 몇 년이고 기다려야 하는데, 주식은 소소하게 수익을 볼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동산 투자 외 주식에 대한 이야기로 한창이다. 정부가 지난해 12·16대책이라는 초강수 대책을 놓았음에도 불길이 사그러지지 않자, 시장 규제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도 분양권 전매제한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강화된다. 때문에 수요자들은 대체 투자처로 주식시장을 찾았다. 

▲ 출처 = NH투자증권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외생변수인 글로벌 경제나 국내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는 있어도 단순히 규제 때문에 안정화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사태로 안정화가 된 상황이고 정부의 규제책 영향은 아니다"며 "정상적인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안정화가 된 것이 아니다"고 짚었다. 

심형석 미국 사우스웨스턴캘리포니아대(SWCU)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다양한 요소로 움직이는데, 유동성하고 주택가격지수하고 같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하방경직성이 있어서 더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지켜보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3기신도시 청약이 예정돼 있다"면서 "가격이 급등한 주택을 관심있게 보는 것보다 시간을 갖고 청약에 참여하는 등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