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최근 수도권에서 교회 소모임 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인천 '개척교회' 관련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집단감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인천 '개척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 오전 기준 38명으로 전날보다 9명 늘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사업장·학원 등 다양한 장소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양상"이라면서 "서울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촉발된 집단감염이 다중이용시설 등을 통해 빠르고 연쇄적으로 전파되고 있어, 역학조사가 그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손 반장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대규모 유행의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며칠 사이 속출한 인천 개척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24명 가운데 71%에 해당하는 17명이 진단 검사를 받을 당시 무증상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확진자는 부평구 소재 '주사랑교회'의 목사인 57세 여성으로, 그는 지난달 25~28일 인천에 있는 개척교회 4곳을 돌며 부흥회와 연합 예배를 가졌다. 참석자는 모두 30명으로, 이 가운데 목사 14명·신도 4명·목사 가족 6명 등 24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또 인천시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개척교회 소모임의 참석자 중 73%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수의 인원이지만 작은 공간에 좁은 간격으로 모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찬송 기도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천시는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관내 전체 종교 시설 4234개를 대상으로 2주 간 집합 제한 명령을 내렸다. 앞서 경기도가 물류창고·콜센터·예식장 등에 집합 제한을 조치한 바 있다. 서울시 역시 강서구·양천구·영등포구 등에서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들이 잇따라 나오자 종교시설 대상 집합 금지·제한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일 0시 기준 38명 늘어 총 1만1541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38명는 모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