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콕스 커뮤니케니션 기술자들이 헬프 라이트닝 증강현실 플랫폼을 사용해 인터넷 서비스 설치와 문제해결 과정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출처= HELP LIGHTNIN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스라엘의 쉐바메디컬센터(Sheba Medical Center)와 광대역 통신사 콕스 커뮤니케이션(Cox Communications)는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기간 중 증강현실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했다. 이들은 이제 이 기술을 위기 대응 차원을 넘어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쉐바메디컬센터의 재활병원장 아미타이 지브는 "증강현실은 혁명적인 도구”라며 "우리는 그것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강현실은 3D 영상이나 시각적 교육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사용자의 현실세계 관점 위로 겹치게 한다. 이 기술은 모바일 기기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같은 웨어러블 헤드셋을 통해 가능하다.

기업들은 지난 수 년 동안 초기 버전의 증강현실 기술을 자동차 같은 사물을 디자인하고 단계별 생산라인 교육에 실험해 왔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트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J.P 가운더 수석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직원과 고객이 긴밀하게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한 원격 지원 및 훈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쉐바메디컬센터 내 의료 시뮬레이션센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라비드 시갈은 쉐바메디컬센터에서 지난 3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2(HoloLens 2) 헤드셋을 5대를 사용해 약 60명의 의사, 바이오의학 엔지니어, 간호사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환자들을 위한 인공호흡기 작동법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홀로렌즈 헤드셋은 컴퓨터 프로세싱과 광학 투영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홀로그램 같은 물체를 만들어 사용자가 실제 환경에서 보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이스라엘의 쉐바메디컬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2(HoloLens 2) 헤드셋을 5대를 사용해 의사, 바이오의학 엔지니어, 간호사 등 6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환자들을 위한 인공호흡기 작동법을 교육했다.     출처= Sheba Medical Center

이 시나리오에서 헤드셋을 착용한 의료진은 실제 눈 앞에 인공호흡기가 설치되어 있는 홀로그램 같은 렌더링을 볼 수 있다. 헤드셋에는 의료진이 앞에 있는 실제 인공호흡기를 작동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지침이 내장되어 있다. 헤드셋은 또, 병원의 다른 곳에 있는 의사들이 실제로 환자의 방까지 오지 않아도 환자의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원격 지원의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헤드셋을 착용한 의료진은 병원의 다른 곳에 있는 의사들의 실시간 영상 피드에 접속할 수 있다. 의사들은 홀로렌즈 헤드셋이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쉐바메디컬센터의 최고혁신책임자(CIO) 에얄 짐리히만은 "메디컬센터는 코로나 이전에 이미 올해안에 증강현실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짐리히만 박사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증강현실을 채택하려던 결정을 앞당겼고, 이것이 의료 행위에 있어서 중요한 도구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사업부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 찰리 한은 “지난 1월 이후 홀로렌즈 2의 원격 지원 사용이 13배 증가했다”면서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역 봉쇄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레스터가 2019년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에서 증강현실, 즉 혼합현실 헤드셋의 사용은 2019년 2만 5000대에서 2028년까지 86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의 가운더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이 기술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향후 몇 년 안에 이 기술의 채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증강현실과 혼합현실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광대역 인터넷 회사 콕스 커뮤니케니션(Cox Communications)은 지난 3월, 가정 고객 담당 기술자와 협력업체 직원 5000명을 대상으로 증강현실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렌 바릭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 기술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비스 설치, 모뎀 연결, 와이파이(WiFi) 암호 설정에 도움이 필요한 고객들은 앨라배마의 기술 회사 헬프 라이트닝(Help Lightning)으로부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통화를 시작할 수 있는 링크가 달린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고객이 내장된 카메라가 있는 전화나 태블릿에서 이 링크를 클릭하면, 이 회사의 기술자는 카메라를 통해 고객이 보고 있는 것을 동시에 보면서 고객에게 처리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기술자가 화면에 케이블 같은 특정 물체에 원이나 화살표를 ‘그리면’ 고객은 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콕스의 바릭 COO는 "보통 이런 서비스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술자들이 직접 고객의 집을 방문해야 하지만, 코로나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미국의 여러 주에서 가구 방문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헬프 라이트닝의 기술은 현재 직접 방문이 어려운 가정 고객에게만 제공되고 있지만 코로나 진정 이후에도 계속 사용될 것이며 기업 고객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증강현실을 통한 고객 서비스는 기술자가 가가호호 방문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활용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 회사의 게리 요크 CEO는 "헬프 라이트닝 기술을 이용한 원격 A/S를 요청하는 전화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수천 건에 달하며 고객 수가 435%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