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5월 소비자 물가가 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두달 연속 1%를 밑돌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통계청은 유가하락과 공공서비스 확대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하락으로 보고 디플레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작년 동월보다 0.3% 하락했다. 지난해 9월 0.4% 하락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집계된 것이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12개월 연속 0%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1월 이후 1%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4월 0.1%를 기록하며 급락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공공서비스 확대가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가격이 18.7%,  공공서비스 가격이 1.9%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각각 0.82%포인트, 0.27%포인트 끌어내렸다. 여행과 외식 수요가 외축되면서 개인서비스 지수도 0.9%로 떨어지는 등 낮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올랐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각각 7.2%, 7.7%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과 더불어 두달 연속 0.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근원물가는 원유와 농산물 등 공급 요인에 따라 물가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해 장기적인 물가수준을 판단하는데 사용되는 지표인데, 지난해 0.7%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연간 0%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며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비자의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0.7%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0.9%)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되는데, 식품 지수만 전년동월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