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 사진=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데이터가 쌓여만 있다고 모두 비즈니스로 바뀌는 건 아니다. 데이터는 마치 석유처럼 한 방울도 남김없이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상무)이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등 갈수록 악화되는 업황 속 카드사들은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이용해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신성장본부장을 역임했었던 장 본부장은 올 초 빅데이터사업본부에 오게 되면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빅데이터를 통해 기업의 수익창출은 물론 사회적 공익까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업계 1위로서 신시장을 개척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는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활용법을 들어봤다.

꽉 막힌 수익구조… 빅데이터로 활로 찾는다

장 본부장은 빅데이터사업본부의 설립으로 고객 관점을 더 면밀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장 본부장은 “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기업에서 고객을 위한 관점으로 전부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의미 없이 쌓여가던 데이터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품 서비스의 제공부터 제공시점까지 컨트롤하는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생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수익창출이기도 하지만, 리딩컴퍼니로서 수익창출 외에도 사회적인 기업 역할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미션을 수행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며 “특히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소비데이터는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 좀 더 포괄적으로 보면 사회적 욕망을 그대로 반영하기에 금융기관 중에서도 카드 데이터는 차별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 사진=임형택 기자

장 본부장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빅데이터 연구 결과로 4050세대의 디지털변화를 꼽았다.

그는 “주요 고객층인 4050세대에 대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카드사들의 단점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 비즈니스를 경험하면서 4050에 대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자발적이진 않았지만 비자발적인 사회적 구조의 변화에 따라서 예상치도 못했던 소비생활 패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주류사회를 이루고 있는 계층의 디지털경험이 향후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고 말했다.

데이터3법에 비즈니스 확장 기대… 빅데이터 역량 필수
▲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 사진=임형택 기자

장 본부장은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으로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활용 범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 본부장은 “데이터3법이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고객이 본인의 금융데이터를 한 곳에서 보고 다른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가 공개되는 점”이라며 “카드사들은 고객의 데이터도 있지만 가맹점의 데이터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사업, 마이페이먼트 사업 등은 물론 CB사업(신용분석사업)까지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카드사들은 점차 빅데이터 회사로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기존 수익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업권보다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데이터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 본부장은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금융에 대한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많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계층은 대부분 2030세대인데, 우리나라는 2030은 줄고 4050~5060세대의 인구 숫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결제시장의 주도권이 신용카드에서 다양한 페이, QR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카드 비즈니스 구조자체가 무한 경쟁에 노출되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노출 돼 있다. 결국 기존 수익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데, 그 중 다른 업권보다 경쟁력이 강한 소비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와 같은 데이터, 다방면으로 활용해야

장 본부장은 기업의 수익과 사회적 공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데이터는 흔히 석유로 비유된다. 석유는 휘발유로 사용될 때까지 다양한 부산물들을 만들어내고 낭비 없이 소비된다. 소비 데이터 역시 각 단계별로 수없이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프레임을 갖도록 설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 사진=임형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