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6~13일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 중인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에게 물어본 결과, 전체 중 88.1%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0.8%는 ‘동결’, 7.3%는 ‘인하’로 대답했다. '1% 내외 인상' 9.2%, '2~3% 이내 인상' 2.5%. '기타' 0.25 등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8590원)보다 인상될 때는 ‘신규채용 축소’(44.0%), ‘감원’(14.8%) 등 고용 축소를 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이런 부정적인 태도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경영악화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중 76.7%는 지난해보다 경영상황이 ‘악화했다', 비슷하다는 23.0%, 호전됐다는 답변은 0.3%에 불과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악화했다는 응답이 93.7%에 달했고 도·소매업 78.3%, 제조업 67.7% 등을 기록했다.

현 경제 상황이 지속할 경우 33%는 ‘6개월 이내’, 45%는 ‘9개월 이내’에 감원을 단행하겠다고 답했다. 38.5%는 감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내년 최저임금 적정 변동 수준 제공=중소기업중앙회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영·고용 회복 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6개월 이상~1년 이내가 31.3%로 가장 높고 6개월 이내 28.0%, 1년 이상 20.5%, 즉시 6.5%, 장기간 회복 기대 어려움 4.7% 등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 인건비 지원 수준 확대 50.0%, 사회보험료 감면 26.2%, 임금 지급을 위한 융자 확대 11.8%, 인건비 지원 절차 간소화 10.3% 등을 꼽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의 불가항력의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