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유주(州)의 중앙공과대학(Central University of Technology) 교수인 마신데는 기상 관측소 데이터와 아프리카 농부들의 전통적인 지식을 결합해 가뭄 예보 앱을 만들었다.     출처= CNN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가뭄을 예측하기 위해 기상 관측소 데이터와 아프리카 농부들의 전통적인 지식을 결합하는 앱이 있다.

케냐의 컴퓨터 과학자 무토니 마신데는 농부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바일 플랫폼 ITIKI를 만들었다. 앱의 이름 자체가 정보기술(IT)과 토착지식(Indigenous Knowledge)을 합성한 것으로, 농민들에게 앱 또는 SMS 메시지를 통해 가뭄예보를 전달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마신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앱이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농부들이 의존하는 전통적인 지식도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나는 케냐의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케냐의 농부들은 언제 곡식을 심을 시기를 알려주는 어떤 형태의 과학적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지요. 하지만 그들은 곤충을 관찰하고, 동물의 행동을 살펴보고는 '2주 후면 비가 올 것 같다'고 예측한답니다."

ITIKI는 농촌 마을에서 젊은이들을 고용해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게 하고, 나무가 꽃을 피우는 지같은 지역 식물에 대한 사진과 최신 정보를 수집한다. 그들이 발견한 사실을 ITIKI 앱에 올리면 ITIKI는 이 정보를 지역 기상 관측소의 데이터와 결합하여 수개월 전에 날씨 패턴을 모델링한다.

농부들은 단 몇 센트만 내면 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고 정기적으로 현지 언어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어,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하는지, 농산물을 팔 것인지 아니면 저장할 것인지를 미리 결정할 수 있다.

▲ 현재 케냐, 모잠비크, 남아프리카의 1만 5천명 이상의 농부들이 ITIKI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앱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그들의 농작물 수확량이 평균 11% 증가했다.   출처= Moguldom

농업의 성패가 경제를 좌우한다

유엔 기후 전문가들에 따르면,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해 강우량에 농사의 성패를 의존하는 소규모 농부들은 빈곤과 식량불안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농업의 성패는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전체 GDP에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나 된다. 또 아프리카 개발은행(African Development Bank)에 따르면 아프리카 전체 고용에서 농업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유주(州)의 중앙공과대학(Central University of Technology) 교수인 마신데는 농업이 국가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케냐에서 이 앱을 출시했다.

"케냐의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한 기후 적응 솔루션 투자는 이 나라의 GDP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마신데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뭄과 극단적 기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계획하기보다는 그대로 맞닥뜨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나라들은 가뭄을 그렇게 겪으면서도 미리 준비를 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라 한쪽에는 비가 오지 않아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식이지요.”

마신데는 현재 케냐, 모잠비크, 남아프리카의 1만 5천명 이상의 농부들이 ITIKI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농부들이 이 앱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그들의 농작물 수확량이 평균 11% 증가했다.

ITIKI는 미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부로부터 75만 달러(9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마신데는 이 자금을 운영 규모를 늘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10만 명 이상의 농부들을 이 플랫폼에 가입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