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 story, Speak yourself”(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국내 가수 최초로 유엔 정기총회에서 연설한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던진 메시지다. 그가 동세대 청년들에게 전한 외침에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창업자들에게도 분명히 유용할 성공 키워드를 읽을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이야기, ‘스토리텔링’이다.

앨범 판매량 320만장 돌파 신기록 경신,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톱 듀오/그룹’ 부문 2관왕, 그리고 한국 가수 최초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 콘서트 공연 매진행렬까지. ‘21세기 비틀즈’라는 찬사를 받으며 슈퍼스타로 거듭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이뤄낸 성과다.

중소기획사에서 배출한 아이돌 그룹이 ‘초대박’을 터뜨리자, 이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뉴스 기사와 논문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 아이돌 그룹이 이뤄낸 역대 최고 성과인 데다, 최단·최다·최고 등 모든 기록을 뒤엎으며 K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이 학교 3부작, 화양연화 2부작 등 시리즈 방식으로 앨범을 발매하는 ‘스토리텔링형’ 그룹이라는 점이다. 앨범은 유엔 연설에서 강조한대로 자신이 겪은 고난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앨범마다 이어지기 때문에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들은 이를 이해하기 위한 떡밥(힌트)을 맹렬히 찾아 나선다. 예를 들어, 앨범 ‘WINGS’의 콘셉트 모티브가 된 고전문학 ‘데미안’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

방탄소년단의 스토리텔링 앨범은 기존 팬들에게는 스토리를 탐구하며 쉴 새 없이 ‘덕질’하는 재미를, 신규 팬들에게는 아티스트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결국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한 것이 성공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팬들을 ‘유혹한’ 방탄소년단처럼, 예비 창업자라면 소비자들이 ‘덕질’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차별화된 고유의 ‘스토리텔링’이야 말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외식업 창업의 경우, 음식과 연계된 지역의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민들에게는 공감과 향수를, 타 지역 소비자들은 호기심과 신선함을 이끌어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역 고유의 이야기라는 ‘향토자산’을 활용하는 만큼 지역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 가능해 브랜드의 확장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 기업의 역사 속에 담긴 이야기 혹은 제품 생산 및 서비스 과정에 관한 비화를 이용할 수도 있다. 홍두당 역시 이 방법을 택했다. 미디어를 통해 창업자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홍두당을 만들었고,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의 문을 열게 됐는지를 들려준다.

미디어가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해도 된다. 매장의 특정 공간을 전시, 체험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역사가 깊은 서울이 한 냉면전문점이 고객 대기 공간을 박물관처럼 만들어 브랜드 스토리를 알리는 것이 그 예다. 또한, 디스플레이, POP, 상호, 슬로건 등을 통해서도 당연히 브랜드의 스토리를 표현할 수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기획 단계는 물론 브랜드의 성장 과정에서 언제나 최우선에 두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소비자들의 물음에 나이테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린 브랜드 성장 스토리를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