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두산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전문 기업을 목표로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한다. 채권단이 이를 전제로 1조원 가량의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3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진행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은 향후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을 목표로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하고 대주주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이를 전제로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평가했다. 채권단은 다음주 중 1조2000억원 가량을 추가지원을 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정상화 방안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두산그룹은 유상증자,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두산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자체사업 내 모트롤BG 등에 대한 매각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계열사 매각 자금은 3조원 선으로 알려진다. 

또한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이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자산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전기차배터리 동박 업체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산의 핵심 사업부인 산업차량BG, 전자BG, 모트롤BG와 더불어 두산메카텍, 두산건설 등도 매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모우CC 등 두산중공업 보유 골프장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이 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 등 핵심 계열사 매각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이번 경영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다음주 초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추가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두산중공업이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지금까지 두산중공업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만약 두산중공업이 이번에 1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게 될 경우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금액은 총 3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4조2000억원에 달하며, 추후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을 포함한 사업비용도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