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력발전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력발전을 넘어서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생 발전 대안으로 떠올랐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이 마지막으로 석탄보다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한 것은 수력발전이 막 시작되고 목재를 태우는 것이 주 연료원이었던 19세기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지난해 석탄보다 태양과 바람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고 발표했다. 1885년 이후 처음이다.

EIA의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석탄 산업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석탄에서 극적으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석탄 소비는 지난해 15% 감소해 196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석탄 로비스트를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임명하고 환경규제를 철폐했지만 미국의 석탄 소비는 6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생산 비용이 떨어지고 기후변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의 재생 에너지 소비는 4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경제 금융분석연구소의 데니스 윔스테드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석탄으로부터 꾸준히, 일관성 있게, 그리고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깨끗하고 저렴한 재생 에너지로의 시장 전환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석탄은 1880년 이후 미국의 에너지 그리드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지만 셰일가스 혁명과 환경규제 강화로 점차 보다 깨끗한 연료인 천연가스로 대체돼 왔다.

이제 석탄은 풍력, 태양열, 수력, 지열과 같은 재생 에너지의 가파른 성장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특히 풍력발전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력발전을 넘어서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생 발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EIA가 발표한 통계는 ‘발전 용량’이 아닌 ‘소비’만으로 측정된 수치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석탄은 적어도 2019년에는 ‘발전량’ 기준으로는 재생 에너지보다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019년 4월 처음으로 석탄보다 재생에너지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는데, 연간 기준으로는 2020년이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능가하는 이정표적인 해가 될 것이다.  

윔스테드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재생 에너지를 원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기업들이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요.”

전력회사들도 국민과 주주들의 압력에 따라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를 가속화하며 석탄화력발전소를 빠르게 폐쇄하고 있다. 수 십년 동안 석탄에 의존했던 전력회사 엑셀 에너지(Xcel Energy)와 듀크 에너지(Duke Energy)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약속했다.

석탄에서 27%, 천연가스에서 47%의 전력을 생산하는 사던 컴퍼니(Southern Company)는 이번주 주주총회에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발표했다.

전력회사들은 지금까지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을 50%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목표는 5년 빠른 2025년에는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 탈피를 약속한 전력회사의 주주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이제 천연가스에서마저 탈피해 화석연료를 완전히 포기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석탄과 재생 에너지 사이를 잇는 과도기적 연료로 여겨져 온 천연 가스의 메탄 방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전투는 천연가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