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닛산이 한국시장 철수를 알렸다. 사진=닛산 홈페이지 캡쳐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닛산자동차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에서의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닛산의 갑작스러운 결정에도 기존 소비자들과 중고차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보인다.

지난 28일 한국닛산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닛산은 2020년 12월 말 부로 한국 시장에서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과 스페인공장 폐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급박한 구조조정은 지난 1분기 대규모 적자 충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닛산이 발표한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결 재무재표 기준 6712억엔(약 7조718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2018년회계연도(2018.04~2019.03)의 3191(약 3조6705억원) 순이익과 비교하면 처참한 기록이다. 닛산이 연말 결산에서 순손실을 낸 것은 2008년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충격 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성적은 더욱 암울하다. 일본불매운동과 코로나19가 겹치며 한국닛산의 판매량은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닛산과 인피니티의 판매량은 각각 813대, 159대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1.2%, 79% 감소했다.

▲ 한국닛산 자동차 판매 추이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또한 같은 기간 신규 수입차 점유율도 닛산이 1.05%, 인피니티가 0.20% 규모로, 작년과 비교해 각각 41.3%, 79.1% 급락해, 막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G 닛산중고차 딜러는 “중고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며 “앞서 폭스바겐과 벤츠의 배기가스 불법조작 사태에도 중고차 가격이 내려간다든가, 매물이 갑자기 많이 나오는 것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S가 끝난다는 2028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고, 요즘은 공식 가맹점이 아닌 일반 자동차 수리업소에서도 얼마든지 싼 가격으로 쉽게 수리할 수 있으므로 기존 차주들의 동요도 그리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중고차 업체의 C 딜러도 “닛산은 신차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라면서 “닛산 철수로 신차 구매가 어려워져 수요가 중고차시장으로 몰린다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