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세계 각국의 빗장이 풀리며 항공사들이 속속들이 국내선과 국제선 재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기쁨보다는 근심에 더 가깝다. 국내선의 경우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와 출혈 경쟁 우려, 국제선의 경우 항공업계까지 번지고 있는 미중갈등 등 변수가 남아있어 회복을 논하기 이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6월에는 국내선, 7월에는 국제선… 속속 열리는 하늘길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13개 노선의 운항을 추가 재개해 총 110개 국제선 노선 중 25개 노선(주간 운항 횟수 115회)을 운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6월 국제선 17개 노선을 주 61회 운항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시애틀 노선은 77일만에 재개한다. 아울러 상용수요 대비 임시편 17편을 추가 운항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국내선은 7개노선 주 306회 운영해 계획대비 91.4%까지 운항률을 회복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6월까지는 국내선 확대에 주력하고, 7월부터는 국제선 운항에 본격 나선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제주~여수, 김포~여수 노선을 취항한 데이어 다음달 제주~군산 노선을 신규로 운항한다. 국제선은 현재 운항 중인 3개 노선에 더해 다음 달부터 인천∼마닐라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진에어는 이달 들어 김포~부산, 대구~제주, 김포~광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으며, 비운항중인 국제선의 경우 6월부터 인천∼방콕 등 5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청주~제주 노선 운항에 들어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김포~부산 노선의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다음달 26일부터 부산~양양 노선과 광주~양양 노선에도 신규 취항한다. 국제선 재운항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은 상황이나 7월 출발하는 인천~삿포로·오사카·홍콩·다낭·마카오 등 일부 국제선 노선의 예약을 열어뒀다. 

에어부산은 7월부터 부산발 홍콩·마카오 노선 재운항을 시작으로 중국 및 일본, 동남아 노선 등의 국제선 노선 운항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3월8일 나리타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오는 항공편을 끝으로 두 달 넘게 국제선 항공편을 띄우지 못하고 있다. 

에어서울도 7월부터 탑승할 수 있는 인천~도쿄·오사카·홍콩·다낭·씨엠립 등 일부 국제선 노선에 대한 예약을 받고 있으며, 플라이강원도 기존 노선인 양양~타이베이·클락 노선의 7월 중 운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수요 소폭 늘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미중 분쟁 촉각

항공업계의 운항 재개는 회복되고 있는 항공수요와 함께 코로나19 종식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국내선 주말 여객 수는 지난 3월 넷째 주말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치(6만3548명)를 기록한 뒤 점차 회복하면서 이달 2~3일 10주 만에 1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제 에어포털에 따르면 주말이었던 지난 23일~24일 국내선 이용객은 13만8618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황금연휴 기간이었던 이달 2~3일 국내선 여객 13만1928명보다 대략 6000명 가량 많은 수치다.

또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교민들과 비즈니스 수요로 수익성을 잡기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별도의 화물기가 없는 LCC들의 경우 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러다보니 속속 재개되는 노선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마냥 웃기 어려운 처지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수요 회복에 대비해 노선을 늘리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까지는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적자를 내지 않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적자를 내더라도 폭을 줄이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항공수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들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국내선의 경우 쿠팡 물류센터발(發)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감지되면서 다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기에 항공사들이 국제선이 막히면서 궁여지책으로 국내선 뚫기에 나서고 있어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자폭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국제선의 경우 중 중국 노선 회복이 관건이다. 현재 중국 민항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국 및 해외 항공사들에 대해 1사1노선 제한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노선은 비즈니스 등 상용수요가 높아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이 국제선 전체 노선의 30~40%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고 전체 여객 매출 증 각각 13%와 20%가 발생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제주항공도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5%로 LCC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미중 분쟁이 항공업계까지 번지는 양상을 띄고 있어 1사1노선 정책 완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사1노선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들은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계속해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미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들을 상대로 예정된 비행 일정 제출을 요구했다. 중국 항공편이 공공의 이익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수요가 살아나야 실적도 반등할 수 있다”며 “각국에서 국경통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현재진행형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