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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법률인 일명 '민식이법' 대비 차원으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끈 운전자보험에 이어 자동차보험에도 스쿨존 교통사고 벌금지원금을 확대한 특약이 신설된다. 치열한 운전자보험 보장 경쟁이 자동차보험 특약 경쟁으로 옮겨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KB손해보험이 31일부터 자동차보험에 '법률비용지원 벌금확장특약'을 신설한다. 이 특약은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시 벌금지원금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법률비용지원 특약과 마찬가지로 △사망형사합의지원금 3000만원 한도 △변호사선임비용 500만원 내 실비 등을 보장한다. 적용대상은 개인용·업무용·영업용·이륜차·대리운전자동차보험 등이다.

자동차보험의 법률비용지원 특약은 형사합의금, 벌금 등 운전자보험에서 취급하는 담보와 유사하다. 가입 차량에 한해 보장이 가능하며, 1년마다 재가입해야 한다는 점 등이 운전자보험과의 차이점이다.

KB손보의 이 같은 자동차보험 특약 확대는 지난 3월 시행된 민식이법에 따른 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식이법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가해자에게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 내려진다는 점이 골자다. 피해자가 상해를 입으면 가해자에게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자동차보험 특약 경쟁으로 확대될까

이처럼 강화된 법률에 '스쿨존 포비아'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운전자들은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이 확대된 운전자보험에 관심을 보여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운전자보험 판매 건수는 평균 83만 건이다. 이는 지난 1분기 월 평균 34만 건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자동차보험 스쿨존 벌금지원금 한도 역시 줄줄이 상향 될 전망으로 손보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KB손해보험이 민식이법 시행일에 맞춰 업계 최초로 운전자보험의 스쿨존 벌금 담보를 확대하자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스쿨존 벌금지원금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일제히 상향했다.

손보사들의 운전자보험 스쿨존 담보 경쟁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 경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DB손보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전치 6주 미만 교통사고에도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300만원 한도로 보장해주는 담보를 운전자보험에 신설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화재도 스쿨존에 한해 전치 6주 미만 사고에도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500만원 한도로 보장토록 운전자보험을 담보를 변경하고 가입자 모두에게 소급적용을 해주기로 하면서 배타적사용권(일종의 특허권)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전치 11주~20주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늘리며 업계 최고수준의 보장 금액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보험에 민식이법 관련 특약이 신설되면서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운전자보험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 법률비용지원 특약은 일반적으로 운전자보험 보다 보험료가 싸기 때문이다. 운전자보험은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가 자동차보험보다 용이해 손보사들에게 효자 상품으로 꼽혀왔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아직 세부 일정까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보험의 스쿨존 벌금지원금 한도 상향을 검토 중"이라며 "보장 한도를 상향한다고 보험료가 크게 올라가지도 않는 만큼 아마 모든 손보사들이 향후 관련 한도 상향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