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 가치가 12년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달러당 7.2 위안에 근접했다. 출처= Nikkei Asian Review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강행하면서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또 올려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29일 중국 런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7.1277위안)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위안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낮아진 것을 뜻한다.

인민은행은 평일 오전, 전날까지의 외환 시장 동향을 반영해 기준환율을 발표한다. 기본적으로는 시장 가격 동향이 반영되지만 '경기대응요소' 등 인위적·주관적 변수도 반영된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을 통해 중국 당국의 환율 관리 의지를 가늠해 보곤 한다. 이에 최근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외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작년 위안화 급락 국면에서는 ▲ 외국 선물환거래 20%의 증거금 부과 ▲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시 경기대응요소 재도입 ▲ 환율안정 채권 발행 등 다양한 환율 안정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외환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치솟았다.

지난 27일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1964위안까지 급등한 이는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29일 오전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1689위안으로 전일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에 미국이 반발하면서 작년 여름에 이어 '환율 전쟁'이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시장은 그동안 심리적 안정선으로 여기던 '포치'(破七) 1달러당 7위안이 넘는 것을 당연시하고, 이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다음 지지점이 7.2위안을 넘을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은 "현재 시장의 다음 관심 지점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2위안을 넘을 것인지"라며 "더욱 먼 관찰 지점은 7.5위안 선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기까지 깨질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