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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K-뷰티' 열풍 속에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던 국내 기업들의 화장품 수출액이 지난해 한풀 꺾였다. 이에 주요 화장품기업들은 온라인 채널 강화와 매장 축소, 마케팅 채널 다변화 등 다각도의 전략 마련에 나섰다.

28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64억8618만달러로 2018년보다 3.6% 늘었다. 산업 전 분야의 수출이 감소한 것에 비해 화장품 수출은 증가하며 선방한 수준이다. 그러나 관련업계 수출이 2011년 2.9% 증가를 기록한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 수에 그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최근 수년 동안 국내 업체들의 화장품 수출 시장은 '뷰티한류' 기조를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각각 50%를 넘었고 2016년엔 43.6%, 2017년 18.3%, 2018년 26.75%를 기록했다. 

2016년 사드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며 2017년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됐다. 올해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코로나19발 사태까지 겹쳐 지난해보다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계는 일찍이 반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해외 화장품 부문에서 작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3739억원의 매출과 324억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적자 전환했다. 해외부문 매출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사업부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사업부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강화 및 비효율 매장 축소를 통해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청도, 항저우 등 1~2선 도시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적자 점포 90개도 닫을 예정이다. 채널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국내와 중국에서 40% 이상 온라인 비중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있다. 또 중국 내에서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1분기 견조했던 북미 사업 전략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중국법인에 대한 집중화 전략을 유지키로 했다. 대표 브랜드 '후'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 중국에서 통한 만큼 이 전략을 지속,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한다. 지역별로 Avon Japan(일본), New Avon(미국) 법인 인수를, 카테고리별로는 피지오겔의 아시아, 북미 사업권 인수를 통해 중국에 치중돼 있는 지역 비중에 대한 약점을 극복할 것이란 관측이다.

애경산업은 최근 신규 론칭했던 위생용품 브랜드 '랩신'의 매출액과 이익이 좋았다. 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의 온라인 유통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 내 온라인 채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주력 화장품 브랜드 Age 20's 마케팅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주 매출 90%를 차지하고 있는 이 제품은 현재 일본 내 홈쇼핑, 온라인과 중국 내 온라인, 기타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한편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비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둔화된 분위기에서 화장품업계의 수출량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면서 "국가별 판매전략을 차별화하고 주력제품의 마케팅 전략도 변경하는 등의 업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