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경기 부천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해 27일 오전 9시 기준 총 36명의 확진자가 확인된 가운데, 감염 경로가 서울 이태원 클럽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됐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감염자는 전날인 26일까지만 해도 9명으로 파악됐으나, 하루 사이 27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앞서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감염된 인천 학원 강사와 부천 돌잔치 관련 확진자 등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26일 부천 종합운동장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긴급 설치하고 의료인력 등 62명을 파견해 약 3600명에 이르는 해당 물류센터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집단감염은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이태원 클럽과 별개의 지역 전파 사례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논의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겸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부천 물류센터에서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초기부터 감염자가 나온 것으로 보아,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와 같은 기본적인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해당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환자의 경우 의심 증상이 발현한 지 상당히 오래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쿠팡 부천 물류센터의 초발 환자로 파악된 인천 부평구 거주 43세 여성은 이달 9일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이어진 부천 돌잔치에 참석했다. 그는 12일 하루만 해당 물류센터에서 파트타임으로 짧게 근무했고, 13일부터 증상이 나타났으나 그로부터 열흘 뒤인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초발 환자는 유증상 상태로 근무하지 않았다"며 "이 확진자와는 별개로 5월 중순 쯤부터 해당 물류센터 내 전파가 진행됐고, 반복적 노출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일이 대부분 지난 20~25일인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최장 14일에 이르기도 하나, 보통 3~5일인 경우가 많다. 즉, 물류센터 확진자들은 초발 환자의 출근일인 12일보다 며칠 뒤인 이달 중순 쯤 공통 감염원을 접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감염 확산 경로로 추정되는 요소로는 마스크를 벗는 구내식당과 흡연실, 셔틀버스, 작업장 등이 꼽혔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현재 방역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정밀 조사에 충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감염자는 이날 0시 기준 257명으로, 전날보다 1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