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올 들어 오너 회장들의 3세에 대한 주식 증여가 활발하다. 지분을 확보한 이들 중엔 만 1세 어린이도 있어 눈길을 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그룹 지주사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 12만 주를 미성년자 손주 6명에게 각각 2만 주씩 증여했다. 수증을 받은 이들은 윤 회장의 친·외손주인 윤하서(18), 윤가현(16), 윤애리(15), 윤성원(11), 신지웅(17), 신이주(5) 등으로, 모두 만 4세~16세의 미성년자들이다.  

윤 회장이 손주들에게 증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증여로 크라운해태홀딩스 일가 3세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지난 22일 종가(9190원) 기준 각각 1억8780만원. 6명에게 돌아간 총 액수는 11억280만원에 달한다.

윤 회장의 증여로, 손자·손녀 6명은 나란히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0.13%씩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윤 회장의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율은 10.90%에서 10.12%로 하락했다.

앞서 구본걸 LF그룹 회장도 지난 22일 친·인척 구민정(32), 구성모(28) 씨에게 LF 주식 12만주씩을 증여했다. 4월 9일 공시에 따르면 민정, 성모 씨의 지분율은 0.69%였다. 이번 증여로 이들은 모두 지분율이 0.41% 늘어 1.10%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증여로 민정, 성모 씨는 친인척 15명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주식 비중을 차지하게 됐으며, 3세 가운데에선 가장 높은 비율을 보유하게 됐다.

22일 LF 종가는 12,900원으로, 구 회장은 이들에게 각 15억4800만원씩 총 30억이 넘는 수준을 증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LF는 구경모, 구수연, 구지수 씨 등 3명 미성년자 친인척이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핸드백 제조업체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홍재성 회장 역시 각별한 손주 사랑을 보이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올해 대주주 일가의 장내매수를 지속하는 중인데, 지분 확보를 위해 수증 대신 '장내매수' 방식을 취했다.  

홍재성 회장 딸인 1991년생 홍송희 씨는 올해 1월 30일을 시작으로 지난 3월24일까지 2달여간 총 14회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 보유 비중을 늘렸다. 송희 씨가 보유한 주식은 총 151만2500주다. 이는 지분율 11.34%에 해당한다. 특히 홍 회장의 만 1세, 만 5세 손주들도 일찍이 지분 확보에 참여했다.

홍 회장의 장남 홍종훈(38)씨의 자녀인 홍유주(5)는 지난 2월 12일 처음으로 458주를 순매수했다. 이후 총 10회 더 JS코퍼레이션 주식을 사, 27일 기준 총 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종훈 씨의 자녀인 홍지호(3)도 2월 19일 처음으로 매수에 참여했고, 27일 기준 총 3만5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보고했다. 현재까지 두 사람 몫의 누적 지분매입 금액은 5억3000만원을 넘어섰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 또한 우선주를 발행, 매입하는 방식으로 3세 지분 확보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작년 12월 아모레G는 우선주 700만주를 발행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중 300만주를,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은 14만주를 취득했다. 우선주를 먼저 취득한 후 향후 보통주와 교환해 지분율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 2, 3세의 지분 매입은 통상 승계 이슈와 연관돼 주목도가 높다"며 "오너 회장이 2세에서 3세를 거쳐 지분을 증여하는 것보다 직접 3세에 증여할 경우 증여세 부담이 낮아진다는 측면에서 3세로 바로 증여하는 방식을 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