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 생각지도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 대유행)과 장기화, 그리고 정부의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점차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전문가들은 앞을 내다보고 서서히 부동산에 눈길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시기를 올해 가을이나 내년 봄으로 보고, 당분간은 관망세를 지속하며 여유를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자나 수요자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시장은 바로 경매 시장이다. 단지, 지금은 고(高)평가된 상품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분양시장의 청약 선호도가 높은 만큼 오는 7월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로 오히려 저렴한 공급 물량이 나올 수 있고, 내년 3기 신도시 사전예약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일단 관망, 교통·개발호재 지역은 청약 노려볼 만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의 부동산 침체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부동산 거래의 특징인 대면접촉이 어려워졌고, 결국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서 거래가 줄고, 부동산 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섰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청약 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유동자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거시적 경제면에서 볼 때 경제가 어려워 질 것을 예상하고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음에도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올랐던 잔상이 남아 있어서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는 것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라며 “알게 될 시기를 올해 가을로 보고 있다. 그래서 실수요자라면 향후에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당장 매수에 나설게 아니라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즉 관망을 하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분양시장은 교통이 편리하거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라면 도전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투자자들 역시 잠시 지켜보기를 권유했다. 그 이유로 “경매시장의 물건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의 경매 물건은 고평가된 면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7월 분상제, 내년 3기신도시, 경매시장 검토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5~7월 분양물량이 집중된 상태이고 분양시장의 청약선호가 높은 상황이라 아파트 분양시장의 청약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7월 민간택지 분상제가 시행되면 저렴한 공급물량이 나올 수 있고, 3기신도시도 지구지정이 완료되면 내년 사전예약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함영진 랩장은 “최근 주택 매매 거래량이 위축된 상황이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 시 경매시장 낙찰도 검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발품 파는 것 만큼 확실한 전략은 없다


문상동 구도 D&C 대표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특징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를 통해 투기수요를 줄이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데, 지금 상황은 실수요자들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8월부터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까지 분양권 전매행위가 제한된다. 문상동 대표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3가구의 ‘줍줍’에 나섰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26만 명이 쏠리는 역대급 경쟁이 있었다”며 “앞으로 풍선효과는 비주거, 즉 오피스텔이나 상가, 지식산업센터, 섹션 오피스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큰 손들은 아파트 등 주거 보다는 토지 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는데,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이 경매시장이다.

문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경매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대출 등 규제가 비교적 덜하기 때문에 투자 및 수요자들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4대문 내에 위치한 3~4억원 미만의 오피스텔도 월세나 전세 등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갭투자로 선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부의 말도 놓치지 않았다. 투자 또는 실수요자들의 경향이 인터넷이나 SNS 등 정보 매체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서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그는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 주변 상권형성이라든지 또는 인근 중개업소들의 인터뷰를 행하지 않으면, 권리분석을 정확히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숨겨진 상품들이 많다. 이제 상품의 가치, 미래가치를 파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발품을 파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자 투자이다.


신중히 다가서야… 금리 높은 수익형으로 눈 돌릴 것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혼재되어 있는 상황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대열 경제만랩 팀장은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런 시기일수록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상당하다고 운을 뗐다.

오 팀장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신규 분양 시장은 청약 경쟁률이 좋아 노려볼 만 하지만, 분양시장과 달리 매매시장은 매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면서 “저금리 시대에 주로 찾는 수익형 부동산도 옥석가리기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상가의 경우에는 워낙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오피스텔로 눈은 돌리고 있지만 임대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다만, 최근에는 신 투자처로 지식산업센터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오 팀장은 전했다. 그는 “워낙 저금리다 보니, 유동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고 있지만 신중하게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여유 챙길 시기… 청약시장 노려 볼 만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투자자 실수요자 모두 8월 전매제한 실시 전 청약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는 전략이다. 다만, 지금은 부동산 매수 등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투자의 목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실수요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바라보고, 급매물 등이 나올 기회를 좀 더 기다리자는 것이다.

양지영 소장은 “지금은 시장의 불황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금보다 좀 더 매수 기회가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수요를 위한 분양시장, 즉 청약시장이 워낙 좋다보니, 입지와 개발호재 등 괜찮으면 적극적으로 청약은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부동산으로 몰릴 것


삼토시(강승우)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가 다시 팬데믹(세계 대유행)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으로 이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에 대한 토지보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중 일정부분에 대한 현금 보상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입주물량이 더 줄어들 시기고, 공급 감소와 맞물려 매매가 반등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