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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30달러 회복했지만, 美 셰일업체 파산 계속된다이미 17개사 파산 신청 – WTI 30달러 선에 머물면 내년 말까지 250개로 늘어날 것
▲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적어도 250개의 셰일회사가 내년 말 이전에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출처= MS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셰일 회사들이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인 260억 달러(35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고하면서 향후 2년간 세일 업계에 부도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원유시장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석유 수요 붕괴는 주요 석유 생산국들에게 380억 달러(47조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봉쇄령은 에너지 수요를 크게 위축해 석유 시장을 붕괴시키면서 특히 미국 에너지 그룹들은 폭풍의 한 가운데에 빠졌다.

라이스타드 에너지가 분석한 미국의 39개 셰일 생산업체의 이 같은 엄청난 손실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이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압박감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회사 KPMG의 레지나 메이어 글로벌에너지 팀장은 "조만간 이 업계에 부도와 구조조정의 물결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적어도 250개의 회사가 내년 말 이전에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달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졌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최근 배럴당 3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지난 1월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셰일 생산자들의 평균 손익분기점 유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여전히 많은 셰일 생산자들은 파산의 길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법률사무소 헤인스 앤 분(Haynes & Boone)의 버디 클라크 변호사는 "30달러의 가격이 응급실 침상에 앉아 심장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셰일 생산자들을 구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도산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인즈 앤 분의 자료에 따르면 이미 올들어 화이팅페트롤륨(Whiting Petroleum), 울트라페트롤륨(Ultra-Petroleum),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드릴링(Diamond Offshore Drilling) 등 17곳의 소규모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가 미국 파산법 11장에 따른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라이스타드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그 숫자는 73곳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유가가 더 오르지 못하고 현재의 수준에 머문다면 내년에 또 다른 170곳이 이 명단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2008년 이후 셰일 붐으로 미국은 석유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고 원유 수출도 급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셰일 생산자들의 빈약한 수익률은 이들로 하여금 부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이런 모델은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약화시켰다. 업계는 WTI가 배럴당 평균 57달러였던 2019년에도 현금 창출은 물론 투자자 이익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셰일 업체들은 미국 경제호황기에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생산을 늘려왔다.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에 따르면 2020~2024년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원유업계의 부채는 86억달러(10조원)에 달한다. WTI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넘지 못할 경우 미국 내 에너지기업 중 40%가 2년 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유가가 반등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WTI 가격은 올해 초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고, 셰일 업체들이 추가 자금 조달에 거의 접근하지 못함에 따라,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는 코로나 대유행이 초래한 유가 폭락이 이들 세일 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치의 존 켐프 이사는 "이들은 코로나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곤경에 처해 있었다”면서 “아마도 조만간 파산 신청을 할 거물급 회사들이 몇 곳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에 따르면 미국의 가장 우려되는 고수익 채권(정크본드) 시장에서 발행된 채권 규모는 올해 680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 중에는 투자 등급에서 정크 영역으로 추락한 체노버스 에너지(Cenovus Energy), 옥시던탈 페트롤륨(Occidental Petroleum), 아파치(Apache) 같은 거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크 본드 시장에서 에너지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한다. 피치는 올해 말까지 고수익 에너지 채권의 채무불이행률이 17%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마지막 침체기의 최악의 수준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은행 투더 피커링 홀트앤컴퍼니(Tudor, Pickering, Holt & Co.)는 최악의 경우 미국 셰일업계 중 10~15개만 생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Exxon Mobile)이나 셰브런(Chevron) 같은 대기업들의 독립 소형업체 인수합병(M&A)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곤경에 처한 에너지 부문을 구하기 위해, 수입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 강요에 가까운 산유국들의 감산 요청, 그리고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 등 워싱턴의 광범위한 개입을 요구하게 되었다.

산유국들이 공급을 줄이고 미국 내에서도 봉쇄령이 완화됨에 따라 최근 몇 주 동안의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생산자들의 소란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석유가 돌아왔다!"(Oil is back)라는 글을 올리며 유가 상승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업계의 파산 속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앨런앤오베리(Allen & Overy)의 미국 구조조정 책임자 켄 콜먼은 “파산 신청의 파고는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파고가 얼마나 오래 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20.05.26  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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