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롯데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2015년 이사장에 취임한 후 5년만의 일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2월 사재(私財)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롯데문화재단 이사장 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 결정은 지난해 12월 말 열린 그룹 이사회에서 이뤄졌으며, 후임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롯데문화재단은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위해 지난 2015년 말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당시 신 회장은 재단 출연기금 200억원 중 100억원을 출연했고, 나머지는 롯데물산,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3사가 각각 33억원씩 마련했다. 신 회장은 재단 설립과 함께 직접 이사장에 올랐다.

롯데는 롯데문화재단을 비롯해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미소금융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송파월드장학재단 등 총 6개 문화재단을 운영중인데, 이중 신 회장이 이사장 자리에 올랐던 곳은 롯데문화재단뿐이었다.

신 회장의 이번 사임은 '공익법인설립운영에관한법률'상 임원직을 수행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회장은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공익법인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공익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지주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더해진 결과"라며 "이 결정은 지난해 12월 이뤄졌고, 이후 벌어진 상속 이슈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롯데 계열사 5곳의 이사직을 내려놨다. 해당 법인은 롯데문화재단,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