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젠슨 황 CEO가 이끄는 엔비디아가 1분기 30억800만달러의 경이로운 실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시장 전망치 29억8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성적이며 전년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주당순이익은 1.47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2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비전과 속도에 집중하고 있다. 나아가 시대의 트렌드에 유기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존재감에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 GTC 20 기조연설에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엔비디아

트렌드, 그리고 엔비디아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최초 CPU 생산을 기획했으나 그래픽 칩셋으로 방향을 바꿨고, 1997년에 출시된 RIVA 128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다. 지금은 GPU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중이다. GPU의 등장으로 그래픽카드는 단순한 화면 출력 장치가 아닌 게임 성능 가속 장치로 변신했고 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와 함께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데 큰 동력이 됐다.

엔비디아는 2003년 무선 멀티미디어 기업 미디어큐를 인수하고 지포스FX를 전격 출시했으며 2006년 3월 글로벌 GPU 판매량 5억개를 돌파하는 금자탑을 세운다. 2008년에는 테그라 모바일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2011년 글로벌 프로세서 출하량 10억개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한다.

엔비디아가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인공지능에 특화된 라인업을 출시하면서다. 이어 2017년 암호화폐 광풍이 몰아치며 GPU의 엔비디아는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당시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2018년까지 무려 300달러 수준까지 급상승한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자 엔비디아의 주가도 하락하기 시작해 2019년 주가는 다시 100달러 초반으로 주저앉는다. 올해 초까지 간신히 주가 회복에 성공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주가는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살아나다..리스크는 중국?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던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경이적인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덕분이다.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길어졌고, 게임 콘솔이나 PC에 들어가는 GPU 수요가 급격학게 늘어나 엔비디아의 실적이 크게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LG유플러스와 협력와도 있는 자체 클라우드 기반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도 고무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액이 무려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긴 가운데 게임 부문 매출은 13억4000만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는 중국 양회가 열리기 시작한 22일부터 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는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자 엔비디아의 주가도 보합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