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유행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사재기 열풍으로 소매점들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마진이 낮은 식료품 위주인데다 온라인 주문 증가로 비용이 늘어나고 코로나 관련 지출까지 더해지면서 소매업체들의 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출처= Online 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식료품과 집 수리용품의 판매가 늘어나 소매업 매출을 지탱해 왔다. 그러나 그와 같은 쇼핑 행태의 변화가 기업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 타깃(Target), 홈디포(Home Depot)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은 코로나가 대유행한 1분기 동안 모두 매출 증가를 보고했지만, 인건비와 운영비가 증가해 순익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런 유통업체들은 필수사업으로 간주되면서 봉쇄령 속에서도 문을 열 수 있었지만 정작 온라인주문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그로 인해 물류 및 배송비 지출이 늘어나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와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사재기, 매출 증가 도움됐지만

이 회사들은 또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근로자들을 잡아 두고 신규 직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급여를 인상하고 복리후생 제도를 확대했다. 월마트, 아마존, 홈디포 등은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십만 명의 인력을 추가 고용했고 타깃은 근무 시간을 늘렸다. 이들 회사들은 또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매장과 창고를 더 자주 청소하고, 근로자들에게 개인보호장비를 제공하고, 기타 여러 안전 조치들을 취해야 했는데 그 또한 모두 추가 비용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매장과 창고의 자동화를 늘림으로써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또 창고가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식료품과 생활 필수품들을 사재기하면서 매출이 오른 것이 소매업체들에게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하다.  

온라인 증권사 인스티넷(Instinet)의 마이클 베이커 소매담당 애널리스트는 "현 상황에서 이익에 대한 압박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운영 비용은 상승하겠지만,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시장점유율 증가와 신규 고객 확보라는 점에서 나쁠 게 없습니다. 또 이로 인한 매출 상승은 높은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것입니다.”

식료품 매출 늘고 의류 매출 줄고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1분기에 이번 주 실적발표에서 1년 이상 영업 점포의 매출이 10% 상승했고, 온라인 매출은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1분기 동안 노동자에 대한 복리후생과 보너스를 확대하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추가 비용으로 약 9억 달러를 지출했다. 회사는 경영진의 출장비와 컨설팅 비용을 줄여 전체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의 비용 상승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코로나로 더욱 단단해진 고객과의 관계와 그들이 쇼핑하고 싶어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에 주주들에게 수익을 어떻게 환원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 두 가지 일은 우리가 이전부터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할 일입니다.”

타깃도 1분기 동안 1년 이상 영업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깃의 1분기 이익은, 공급망과 인건비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60% 이상 줄었다. 타깃은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을 시간당 2달러 인상했다.

타깃의 온라인 매출은 무려 171% 증가했다. 타깃의 마이클 피델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기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관련 비용 크게 늘어

그러나 쇼핑객들은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월마트와 타깃에서 의류나 화장품 등 외출과 관련된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식료품과 필수품을 주로 구입했다. 식료품은 의류나 다른 품목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피델케 CFO는 "타깃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두 카테고리가 가사와 의류인데 이 두 부문에서의 매출은 매우 부진했다”고 말했다. 1분 타깃의 의류 판매는 20% 이상 감소했다.

홈디포도 1분기에 모든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유급휴업 확대, 고령자 및 건강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근로자에 대한 추가 휴직, 상여금과 초과근무수당 인상 등 총 8억 5000만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아마존도 1분기 매출이 26%나 증가했지만 이익은 31% 감소했다.

더구나 아마존은 창고 노동자들의 파업까지 겪으며 코로나에 대한 회사의 직원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사회적 비난까지 받았다. 베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회사 이익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오는 2분기에는 40억 달러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회사는 40억 달러 전부 또는 그 이상을 코로나 관련 비용으로 지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