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커창 중국 총리가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정부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820조원이 넘는 고강도 경기 부양 패키지를 가동한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로, 반세기 정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1.2%로 추산하는 등 지속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대규모 공공 투자와 돈풀기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올해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에서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처음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회 전인대 3차 회의에서 "코로나19의 여파와 글로벌 경제·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경제 상황의 주요 변수인 코로나19 확산이 쉽게 소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므로 특정 시나리오에 기반한 성장률 전망이 의미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 중앙 정부인 국무원은 이날 전인대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정부 부문의 부채를 늘려서라도 대대적인 유동성 수혈을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정부는 먼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에 대한 올해 목표치를 기존 2.8%에서 3.6% 이상으로 큰 폭 끌어올리면서, 대규모 재정 정책 기조를 확실히 했다.

또, 중국은 경기 부양용 특별 국채를 대규모 발행한다. 올해 찍어낼 특별 국채는 1조위안 규모로, 이는 지난해 중국 GDP의 약 1%에 달한다. 특별 국채 발행 자체는 13년 만이나 '경기 부양' 목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는 부채 비율 관리를 중시해온 중국 정부의 과감한 변신이기도 하다.

인프라 시설 투자 확충 재원을 확보하는 데 주로 쓰는 지방 정부의 특수목적채권 역시 규모를 늘린다. 올해 특수목적채권은 2019년보다 1조6000억위안 증가한 3조7천500억위안어치 발행된다.

특별 국채와 특수목적채권 발행으로만 최소 4조7500억 위안(약 822조원) 규모의 재원이 확보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4조위안 규모의 슈퍼 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중국 정부가 제시한 고강도 경기 부양책 역시 이를 능가하는 규모로 사상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이 직면한 코로나19발 경제 위기가 전례 없이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