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분기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표=통계청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시작된 올해 1분기 저소득층과 고속득층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1일 2020년 1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만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0.0%인 149만8000원에 그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6.3% 늘어난 1115만8000원으로 5개 소득 분위 가구들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4분위 634만2000원(3.7%↑) ▲3분위 462만원(1.5%↑) ▲2분위 317만원(0.7%↑) 등 순으로, 고소득층일수록 월 평균 소득이 많고 그 증가폭이 큰 모습이다.

또 1분위의 경우, 월 평균 지출이 175만1000원으로 소득보다 많아 25만2000원의 적자를 봤다. 1분위 중에서는 53.0%, 전체 가구 기준으로는 22.7%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들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소득 분위별 가계수지 흑자 폭은 ▲5분위 408만2000원 ▲4분위 166만1000원 ▲3분위 103만8000원 ▲2분위 53만4000원 등 순으로 컸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 등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으나, 이번 분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홀로 '제자리걸음' 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에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로 임시·일용직이 대거 휴직·실직 했고, 취약계층이 다수 분포한 대면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분위의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이 이번에 -3.3%로 줄어들었다. 1분위의 근로소득은 전분기에 증가세로 전환된 바 있으나, 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2분위와 3분위의 근로소득 역시 각각 -2.5%와 -4.2%로 마이너스 국면을 맞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5분위는 사업소득이 1.3% 감소했으나 근로소득의 2.6% 증가로 감소분을 상쇄했다.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을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으로 나눠 산출하는 5분위 배율은 전년 동기 대비 0.23 오른 5.41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가 커질수록 국민 소득의 분배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