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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궁금증] 수소차, 왜 트럭·버스에 초점 맞춰졌나승용차,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대안 확보…중량 대비 고효율 수소차가 적합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트럭이 수소차로 전격 상용화하긴 어려울 겁니다. 무거운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트럭에 수소 동력으론 충분한 힘이 실리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과 4년 전 포털 사이트의 한 질의응답 서비스 페이지에 게재된 답변이다. 버스, 트럭 등 상업용 차량을 지칭하는 상용차는 크기가 육중한데다 상당한 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소차로 개발하기 어려운 차량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완성차 업계에선 수소연료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수소차의 사업 초점이 오히려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 시장에 맞춰져 있다. 완성차 업체나 관련 사업자들이 승용차보다 상용차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함에 따라 나타난 추세다.

▲ 현대자동차가 19일 공개한 트럭모델 엑시언트 기반 수소전기트럭. 출처= 현대자동차

수소 상용차 시장은 더디지만 향후 꾸준히 확장해나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Market and Markets)가 지난 2018년 내놓은 예측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수소 상용차 시장 규모는 올해 1520대에서 5년 뒤인 2025년 12.4배 가량 급증한 1만8823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승용차(passenger car)는 1만9706대에서 12.7배 증가한 24만9963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4년 전의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간 셈이다.

실제로 2025년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 수소 상용차 차종별 대수는 버스 1만2970대, 경상용차(LCV) 2107대, 트럭 3746대 등 규모로 예측됐다. 승용차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수치지만, 앞서 2016년 상용차 라인업의 수소차 모델이 전세계적으로 70대 판매된 데 비하면 가파른 성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수소차 사업의 주요 대상을 상용차로 두고 있는 이유는, 내연기관 상용차들의 반(反)환경적 특성 때문이다. 특히 상용차들은 용도 상 큰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강하게 내달릴 수 있는 힘(토크)을 더욱 세게 발휘하는 디젤엔진을 주로 갖추고 있다.

디젤엔진의 문제점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점이다. 디젤엔진은 압축된 공기의 열을 디젤에 접촉시켜 만든 폭발력을 활용해 차를 움직인다. 이 때 디젤과 만나는 공기가 충분히 가열되지 않는 등 이유로 폭발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매연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디젤 연소 시 발생하는 배출가스에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이 휘발유(가솔린) 대비 2배 이상 함유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디젤차와 가솔린차를 똑같이 운행했을 때 디젤차에서 더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물론 일반 승용차에도 적용되는 문제지만, 오염물질 배출량을 고려하면 상용차와 수소의 '케미'가 더 어울린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실제로 상용차의 경우 큰 차량을 움직이기 위해 큰 배기량의 엔진이 탑재되며 통상 승용차와 비교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을 승용차보다 더 많이 쏟아낸다. 이에 따라 상용차는 친환경성 측면에서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차종으로 분류된다.

시장성을 고려해도 비슷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완성차 업체가 시장 규모를 따질 경우 수소 승용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일면 더 유리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소차 시장의 발전단계가 아직 초반 수준이어서 단기간 내 이윤 창출을 지향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에 따라 수익에 연연해 차량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늘릴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승용차의 경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국가별 친환경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적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어 친환경차 전략 측면에서 시급한 분야가 아닌 상황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도, 상용차의 친환경성을 강화하는데 수소차 기술이 더욱 적합한 것으로 업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같은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수소차 각 모델을 비교할 때 수소차의 연료 관련 장치가 가벼워 상용차에 많이 탑재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컨설팅업체 맥킨지 등에 따르면 40톤 트럭을 기준으로 동력별 장치의 중량을 분석한 결과 전기차 배터리팩 10톤, 수소연료전지 7톤, 디젤엔진 7.5톤 등으로 분석됐다. 차량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전기차의 경우 무거운 배터리팩을 장착해야 하는 반면 수소차는 수십㎏에 불과한 고압수소탱크만 추가 장착하면 된다. 넥쏘(101㎏·609㎞)와 코나 일렉트릭(453㎏·406㎞) 각 모델의 최대 주행거리를 동력장치 무게로 나눌 경우 동력장치 1㎏ 당 주행거리는 각각 6.0㎞, 0.9㎞로 산출된다. 수소차가 6.6배 높은 효율을 보인 셈이다. 해당 수치를 승용차보다 더 큰 동력을 발휘해야하는 상용차에 적용할 경우 전기차 대비 수소차의 효율성이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수소차 시장의 기술 발전 양상이 앞으로 승용차·상용차 두 차종을 대상으로 동시에 이어지되, 시장 추세와 기술적 특성에 따라 우선 상용차에 비중이 더욱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수소차는 높은 초기 개발 비용을 요구하는 반면 사양을 강화하는 비용은 전기차보다 저렴하다”며 “제원이 큰 상용차를 수소차로 개발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더욱 유리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완성차 업체들은 승용차·상용차 등 두 차종별 시장에서 호환 가능한 수소차 원천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면서도 “국가별 규제 등을 고려할 때 친환경성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는 상용차 시장에 수소차 사업 비중을 우선 확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20.05.21  18: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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