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전무. 출처=코오롱

[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코오롱 4세' 이규호 전무가 풀어야할 경영숙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령탑에 오른지 1년여가 지났지만, 경영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전무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패션, 이하 코오롱FnC)은 지난 1분기 적자 전환했다. 코오롱FnC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줄은 1708억원을, 영업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코오롱FnC는 코오롱인더 계열사 내에서 유일한 적자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코오롱FnC 적자세는 코오롱인더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코오롱인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5.32% 감소한 265억원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도 989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51% 감소했다. 

코오롱인더는 패션사업뿐만 아니라 화학, 석유 수지, 산업자재, 필름·전자재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도 패션을 제외한 사업부는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패션부문은 지난 2013년 78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고점을 찍은 뒤 매해 실적이 감소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코오롱FnC가 매출 '1조원' 수성에 실패한 점은 더 뼈아프다. 지난 2010년 연매출 1조원 대열에 오른지 10년여 만의 일이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9729억원과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66.1% 감소했다. 

한때 삼성물산 패션, LF와 함께 패션 빅3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중견패션기업과 비슷한 매출 수준을 보이게 됐다.

사령탑 오른지 1년여, 벗어나지 못한 실적 내리막길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는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COO) 이규호 전무의 경영 능력에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전무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 장남으로, 지난 2018년 이 전 회장이 퇴진하면서 코오롱FnC 전반을 이끄는 중이다.

이 전무가 수장에 오르면서 코오롱FnC에는 새바람이 불기도 했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브랜드를 재편하고 젊은 감성의 새 브랜드도 선보였다. 직원들과 남다른 업무적 스킨십을 보이는 등 인간적 모습에 호평을 얻었지만, 이 전무가 구축하는 계획이 아직까지 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를 메우기 위해 출범한 원앤온리위원회도 그룹 4세 경영 능력 보완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위원회가 그룹 전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진 않지만, 이 전 회장 진두지휘 하에 계열사 별 자율 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던 때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1분기 매출 감소는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며 "기존 브랜드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한편 아웃도어의 본질로 고객과 접점을 늘리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는 등 패션 매니지먼트 플랫폼이 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중이며, 동탄 고객지원센터 확장을 통해 기반을 닦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