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 리뷰(DB)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5월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이 20대 젊은층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비교적 증상이 가벼워 방역망에서 벗어난 '조용한 전파'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젊은층은 감염 여부를 운명론적으로 해석해 '운'에 맡기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층은 '생활 속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 실천 관련 동기도 타 연령과 달라, 방역 당국의 소통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종교단체·요양시설·병원 지났더니···5월 젊은층이 나타났다


젊은층이 코로나19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다. 

21일 질병관리 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20대 확진자는 118명으로, 전체(206명)의 57.2%를 차지한다. 10대와 30대 확진자도 각각 25명, 29명으로 높게 나타났다. 50세 이상의 경우 한 자릿수에 그친 것과 뚜렷이 비교된다. 

20대 확진자 비중은 이전에도 높았다. 20대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26일을 기점으로 50대를 따라잡으며,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연령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20대 확진자 수는 3103명으로 전체(1만1122명)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당으로 환산하면 10만명 가운데 45.59명은 20대 확진자인 셈이다. 

그러나 3월에는 종교단체인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폭증하고, 4월에는 요양시설과 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했다. 

황금연휴(4월30일~5월5일)가 전환점이 됐다. 지난달 30일 국내 지역사회 감염자 '0명'을 기록한 것이 무색하게, 5월초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교육청이 등교 재개를 발표하고 정부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발표한 직후 발생해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조용한 전파'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와 더불어 증상이 가벼운 젊은층이 많다면, 방역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질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30%는 무증상이며, 구로구 콜센터도 무증상 비율이 두 자릿수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무증상 비율은 7~10%로 나타나고 있으며, 추적하고 진단검사하는 과정에 따라 20~30% 수준까지도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질본은 확실한 근거는 없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만약 경증 비율처럼 무증상 비율도 젊은 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난다면, 활동이 많은 (젊은) 계층이 무증상이 많다면 코로나19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 주요 이용 고객인 20대, 감염은 운에 맡겨···"불씨 확인된 것"


일각에선 젊은층의 집단감염은 예고된 재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명순 서울대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연구팀은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다중이용시설 등을 더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2030 젊은층에서 2차 대유행의 불씨가 살아날 조짐이 이태원 클럽 사태로 확인된 셈이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올해 1월~5월1일까지 진행한 '코로나19 국민·서울 시민 인식조사'를 종합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20대는 특히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을 자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20대 가운데 대중교통이용과 다중이용시설 관련 이용자제가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36.5%와 14.7%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이 26.5%, 7.6%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아울러 젊은층은 또 감염여부를 '운'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명론적 경향이 반영된 "내가 감염되냐 마냐는 사실 어느 정도 운이다" 등의 문항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20대와 30대는 각각 53.9%, 30대 62.4%로 나타났다. 60대 응답자 비율(38.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비난 보다 맞춤형 접근 필요할 때


그러나 20대 젊은층을 마냥 비난하기보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접근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홰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접하는 비율이 24.9%에 달하지만, 전통 뉴스매체 등을 이용하는 경우는 19.3%에 불과하다. 전체 연령대의 14.5%만이 SNS를 이용하고, 42.1%는 전통매체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20대는 또 준거집단에서 받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외적인 개입보다 '나는 할 수 있다' 등의 통제감과 '준거집단은 어떻게 했으리라'는 주관적 규범이 핵심적인 동기로 작용하는 셈이다. 행정명령으로 방역 지침을 전달한 정부의 방식과 더불어, 개인적 차원의 방역을 강조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도 간극이 있는 것이다. 

유명순 교수는 "지금은 온 국민이 최대한 협력하고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필요하다면 고위험 연령층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법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